[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설영우가 올린 순간 ‘골’이라고 직감.”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은 조규성(미트윌란)을 배반하지 않았다. 한국의 극적인 아시안컵 8강행을 이끈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비로소 미소를 되찾았다.

조규성은 31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교체로 투입돼 추가 시간 9분 헤더 동점골을 넣었다.

김태환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크로스한 공을 왼쪽 풀백 설영우가 왼쪽에서 헤더로 연결했고, 조규성이 재차 머리로 받아넣었다.

한국은 후반 킥오프 33초 만에 일격을 당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들어온 공격수 압둘라 라디프에게 기습적인 왼발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과 미드필더 박용우를 투입해 포백으로 전환한 한국은 후반 막판 공세를 펼쳤으나 조규성의 헤더 슛이 골대를 때리고 황희찬의 결정적인 왼발 슛이 빗나가는 등 동점골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기어코 조규성이 골망을 흔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최악의 부진으로 비난을 받은 조규성은 이날 선발진에서도 제외돼 마음고생했다. 그러나 보란듯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도하 땅에서 기적의 골을 해냈다.

그는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 차기로 이어진 가운데 3번 키커로도 골맛을 보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직후 방송인터뷰에서 조규성은 “우리가 지고 있는 상황에 (교체로 투입돼) 무조건 골 넣는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더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넣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동점골) 전에 (이)강인이가 크로스를 올려줬을 때 ‘됐다’고 했는데 아쉽게 골대를 맞았다. 다음에 하나 더 오겠지라고 여겼다. (설)영우가 올린 순간 골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