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정효 매직’의 새 무기가 등장했다.

광주FC의 브라질 공격수 가브리엘은 지난 3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올시즌 K리그1 개막전에서 FC서울을 상대로 맹활약하며 1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경기력은 완벽에 가까웠다. 폭발적인 스피드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파, 드리블이 일품이었다. 왼발잡이임에도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다양한 패턴을 장착해 수비수가 어느 쪽을 막아야 할지 모르는 장면이 경기 내내 연출됐다. 피지컬도 좋아 공을 잡고 등 지면 상대 선수가 곤란해했다. 여기에 후반 막판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90분 이상을 소화하는 체력까지 갖춘 모습이었다. K리그 데뷔전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축구 관계자는 가브리엘을 보며 ‘저 선수 누구냐’라며 수군거렸다. 그만큼 임팩트가 강렬했다.

가브리엘은 올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광주에 합류한 선수다. 몸값은 싸다. K리그1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아주 저렴한 편에 속한다. 포르투갈 3부 리그에서 뛰던 선수라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에 K리그에 들어왔다.

연봉과 별개로 가브리엘은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장 까다로운 이 감독이 선발 출전시킨 것만 봐도 얼마나 기대가 컸는지 알 수 있다. 이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짤 때 치열하게 고민한다. 특히 공격수 자리에는 변화를 자주 준다. 가장 비싸게 데려온 외국인 선수를 “아직 우리 템포에 적응하지 못했다”라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정도다. 그런 그가 개막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가브리엘을 선발 카드로 꺼낸 것을 보면 신뢰가 확실했다는 점을 가늠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첫 시즌이었던 2022년 K리그2 우승을, 지난해에는 K리그1 3위를 달성했다. 팀을 이끄는 리더십이나 전술적인 역량이 대단하다. 이 정도는 K리그를 보는 사람 대부분이 안다.

이 감독이 갖춘 또 다른 능력이 선수를 보는 안목이다. 이 감독이 영입한 선수는 웬만하면 잠재력을 터뜨린다. 국내 선수는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도 다르지 않다. 지난 2년만 봐도 아사니, 티모, 베카, 아론(대전하나시티즌) 등 영입한 선수 대부분이 제 몫 이상을 했다. 자신이 원하는 축구에 맞는 외인을 영입할 줄 아는 지도자가 바로 이 감독이다.

올해에도 다르지 않다. 개막전에서 가브리엘과 함께 데뷔전을 치른 포포비치도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포포비치는 오히려 같은 포지션을 소화했던 티모보다 안정적이고 영향력이 커 보일 만큼 성공적으로 첫 경기를 소화했다. 가브리엘 못지않게 존재감이 확실했다.

가브리엘은 2001년생, 포포비치는 2002년생으로 현재 성장하는 선수들이다.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이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 더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우리 색에 맞는 선수를 데려왔고, 나이가 어려 더 만들어갈 여지가 충분하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