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전국노래자랑’은 송해로 통한다. 1988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억해보건대 그 중간에 MC가 바뀐 적이 있다.

역대 ‘전국노래자랑’ MC 계보를 보면 송해 이전에 초대 이한필(1980년 11월 9일~1985년 7월 9일), 2대 이상용(1985년 7월~1986년 5월), 3대 고광수(1986년 5월~1987년 4월), 4대 최선규(1987년 4월~1988년 5월)가 있다.

1988년 5월 8일에 드디어 송해가 5대 MC를 맡아 1994년 5월 8일까지 진행하지만, 1994년 5월 15일부터 1994년 10월 9일까지는 김선동으로 넘어갔다. 이후 다시 1994년 10월 16일부터 송해가 다시 복귀해 2022년 5월 15일까지 진행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송해의 건강 문제로 2022년 5월 22일부터 2022년 10월 9일까지 이호섭·임수민이 8대 MC를 맡아 무대를 지켰고, 김신영이 9대 MC에 전격 발탁돼 2022년 10월 16일부터 2024년 3월 24일까지 MC를 맡았다.

김신영이 맡은 후 시청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희석으로 전격 교체돼 2024년 3월 31일부터 남희석이 ‘전국노래자랑’을 맡아 이끌어가고 있다.

2010년대까지 ‘전국노래자랑’ 평균 시청률은 두 자릿수인 10%대였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서는 평균 시청률이 한 자릿수인 6~8%로 하락했다.

김신영에서 남희석으로 MC가 전격 교체되면서 KBS가 내세운 교체 사유는 ‘시청률 저조’였다. 김신영의 첫 방송 시청률은 9.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했지만 1년 5개월 평균 시청률 4.9%로 저조했다는 것. 그 원인을 김신영에게 돌렸지만 과연 그럴까?

‘전국노래자랑’을 보는 시청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다. 게다가 OTT로 시청자들이 몰리면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은 드라마건 예능이건 어느 하나 맥을 못 추는 것이 현실이다. 시청률 구원투수로 나선 남희석이 첫 진행을 맡아 지난 3월 31일 방송된 ‘전국노래자랑’ 시청률은 5.5%에 그쳤다.

단언컨대 ‘전국노래자랑’은 MC 한 명의 힘으로 시청률을 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전국노래자랑’ 시청자는 MC를 보기 위해 TV 앞에 앉아있는 게 아니다. 일요일 오후 소파에 누워 전국 각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나이와 직업 맞히기를 하면서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가고 있구나” 안심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마치 후배의 자리를 빼앗은 것처럼 포지셔닝 됐지만 남희석은 잘못이 없다. 시청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해도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선산을 지키는 소나무처럼’ 그 자리를 지켜주면 된다. 그게 ‘전국노래자랑’ 왕관의 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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