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기본만 강조합니다.”

삼성 타선이 달라졌다. 젊은 피가 속속 등장하고, 베테랑도 부활을 알린다.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다. ‘계기’도 있다. 신임 이진영 타격코치다. 필요한 부분을 짚었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그 결과 ‘스윙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진영 코치는 “부임했는데 치는 포인트가 다 뒤에 있더라. 타이밍이 늦다. 인-아웃 스윙이 기본인데, 아웃-인이 많았다. (타이밍이) 늦으니까 팔로 잡아당기는 스윙을 할 수밖에 없다. 내가 타격폼을 바꿀 수는 없다. 선수마다 스타일이 있다. 그저 ‘기본’을 강조한다. 선수들과 계속 얘기하면서 합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 8연패에 빠지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4월6일 연패를 끊은 후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부터 22일까지 계산하면 25승12패, 승률 0.676으로 리그 1위다. 두산과 함께 승률 6할대를 기록 중인 ‘유이한’ 팀이다.

방망이가 돋보인다. 이 기간 팀 타율 3위(0.283) 홈런 2위(43개) OPS(0.800) 1위다. 선봉장은 단연 김영웅이다. 홈런을 펑펑 터뜨리고 있다. 이미 시즌 12홈런이다. 지난 2년간 3홈런에 그쳤다. 개막 2개월여 만에 네 배 이상 뛰어넘었다. 이재현도 부상을 털고 주전 유격수로 돌아와 공수에서 좋은 모습이 나온다.

‘캡틴’ 구자욱의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다.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까지 효자 노릇 톡톡히 하고 있다. 김헌곤과 이성규의 재기라는 호재도 있다.

이 뒤에 이진영 코치가 있다. “타격이 그렇다. 기본에서 벗어나면 바로 슬럼프가 온다. 포인트를 뒤에 놓고, 힘으로 치려고 하면 어렵다. 앞에 놓고 때려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속구·변화구 다 대응하려 하면 늦다. 소위 말하는 ‘중 타이밍’으로는 어렵다. 2스트라이크까지는 속구 타이밍 잡고, 앞에 놓고 돌리라고 한다. 그러다가 변화구가 왔을 때 헛스윙이 나와도 오케이다. 참으면 더 좋다. 타이밍이 늦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갈수록 생각이 많아질 수 있다. ‘변화구 들어오면 어떡하지?’ 싶을 거다. 항상 말한다. ‘변화구 생각하지 말라. 속구 타이밍 잡고 가라’고 한다. 속구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변화구 대응까지 돼야 좋은 타자 아니겠나”고 짚었다. LG가 이 전략으로 지난해 우승했다.

올시즌 삼성 타자들의 스윙을 두고 ‘팔로 휘두르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몸을 제대로 쓴다는 의미다. 이는 곧 타이밍이 맞는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결과가 나오고 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당연히 이진영 코치도 방심하지 않는다. “지금 너무 취하면 안 된다. 코치로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설레발은 필패’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도자가 만드는 게 아니다. 결국 선수들이 잘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 나는 더운 여름에 처지지 않도록 돕고, 앞으로 계속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사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