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배우 정순원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6일 종영한 SBS금토드라마 ‘커넥션’은 올해 방송된 SBS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인 14.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인물 간 촘촘히 얽힌 ‘커넥션’과 흡입력 있는 전개 덕분이다. 여기엔 주연급 활약을 한 정순원의 역할도 컸다. 그는 지성이 연기한 장재경과 전미도가 분한 오윤진과 함께 ‘마약 커넥션’을 밝히는 보험설계사 허주송 역을 맡았다.

학창시절 윤진을 짝사랑했던 주송은 성인이 된 뒤에도 윤진 앞에서 한없이 가볍게 굴었다. 하지만 위험이 닥쳤을 땐 괴력이 나왔다. 그는 윤진의 목을 조르며 위협한 검사 박태진(권율 분)을 제압하고 컴퓨터를 내던졌다. 시청자들은 이런 주송의 모습에 열광했다. 정순원에게 ‘헐크주송’이란 애칭이 붙었다.

“그 장면을 보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멋있게 나왔잖아요.(웃음) 윤진이를 향한 주송이의 눈빛이 각별하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했죠.”

촬영 중 전미도와 수시로 통화하며 의견을 조율했다. 정순원은 “이 장면 이런데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제안하면, 미도 누나가 ‘그렇게 해보자’하고 얘기하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재경 역을 맡은 지성의 격려도 한 몫했다. 지성은 “이 작품의 캐릭터는 다 개성이 있다. 재경의 능력으로만 사건을 풀어가는 게 아니다. 윤진과 주송도 같이 가는 것”이라며 “작품이 잘 되면 너희가 잘해서 그런 것”이라고 허주송의 비중을 강조했다.

대본을 받은 정순원은 앉은 자리에서 4회 분량을 모조리 다 읽었다. 그는 “흡입력이 대단했다. 하고 싶은 연기를 많이 할 수 있겠단 생각에 자신감이 있었다”라며 “순애보가 있고 돈을 좇지 않고 친구의 죽음을 더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을 지닌 허주송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주송의 심성이 잘 드러나는 장면은 준서(윤나무 분) 장례식장에서였다. “준서야”하고 흐느끼며 우는 이는 주송밖에 없었다.

정순원은 “영정 사진을 보고 흐느꼈는데 작가님이 보시고 ‘원래 생각한 건 이게 아니었지만 이렇게 표현하는게 맞겠다’고 흔쾌히 동의하셨다”라며 “주송이가 중요한 부분마다 반전 매력을 보이는 게 좋았다. 진지함 속에서 희극적인 면모가 드러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함께 합을 맞춘 지성과 전미도에 대해서는 존경을 담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순원은 “지성 형은 연기가 정확하다. 마약에 중독돼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을 세분화해 표현했다”며 “누군가를 취조하고 압박할 때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딱딱 꽂히게 대사를 한다. 많이 놀라고 배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미도에 대해서도 “순간 집중력이 정말 좋다. ‘아, 어떻게 연기하지’ 하다가도 본인 촬영만 들어가면 깊고 힘 있게 연기한다”며 “커트가 되면 또 ‘아 역시, 누나는 누나구나’ 싶었다”고 했다.

정순원은 내년 방송 예정인 SBS ‘트라이’에도 출연한다. 쉬지 않고 작품을 이어나가는 그의 목표는 ‘이야기를 잘하는 배우’다.

“가정을 꾸리니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많은 관계자들이 좋아하는 배우, 등장만으로도 이목을 끄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