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울산HD 김판곤 감독과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코리아컵 결승행 길목에서 격돌, 양보 없는 사제 대결을 펼친다.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4강전 대진 추첨 결과 광주-울산, 제주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가 각각 맞대결한다. 4강전은 오는 21일과 28일에 걸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른다. 광주와 제주가 먼저 홈경기를 치르게 됐다.

A대표팀 사령탑으로 옮긴 홍명보 감독의 후임으로 울산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은 과거 부산 아이파크에서 수석코치, 감독대행직을 수행(2005~2008)할 때 제자였던 이정효 감독과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김판곤 감독은 “이 감독은 선수로도 상당히 좋아했다. 최근 K리그 감독으로 보여준 모습은 좋은 모델이다.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는 용기 있는 감독”이라며 “두려워서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인터뷰도 마음에 든다. 내일 없이 오늘을 사는 게 멋지다”고 웃어 보였다.

이정효 감독은 “김 감독께서 나를 많이 아껴주시고 예뻐해 줬다. 말레이시아(대표팀 감독)에 계실 때도 챙겨봤다. 인터뷰도 봤다. 사고가 좋은 분 같다. 아마 이른 시일 내에 울산을 정상 궤도로 만드실 것이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광주가 상당히 공격적으로 하는 데 나도 공격적인 수비를 원한다. 재미나게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와 포항은 2년 연속으로 이 대회 4강에서 격돌한다. 지난해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열렸는데 양 팀은 전,후반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포항이 웃었다. 포항은 지난해 우승팀이다.

제주 김학범 감독은 “올해 승부차기를 두 번이나 하면서 어렵게 여기까지 왔다. 쉽게 포기할 수 없다”며 “지난해 포항에 패한 경험을 살려 어떻게든 이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포항 박태하 감독은 “타이트한 일정과 혹서기에 먼 거리(제주)를 가서 경기하는 게 부담스럽다. 그러나 지난해 우승한 선수들이 방법을 알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포항 이호재는 “1,2차전 합계 4-0을 예상한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자 김학범 감독은 “스코어는 중요하지 않다. 승부차기라도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받아쳤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