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여=정다워 기자] 통합, 그리고 화합.
하나은행 초청 K리그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유니파이드 인터네셔널컵이 30일부터 9월1일까지 부여 백마강생활체육공원에서 진행됐다.
K리그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유니파이드 인터네셔널컵에 참가하는 통합축구팀은 스페셜 선수(발달장애인) 10명과 파트너 선수(비장애인) 10명, 코칭스태프 5명으로 구성해 경쟁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구단이 직접 연고 지역 통합축구팀과 연계해 팀을 꾸렸다.
지난 2021년 연맹과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업무 협약을 체결해 첫 번째 대회를 개최한 이후 4년 연속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4년 차에 접어든 만큼 대회 규모가 커졌다. 올해에는 총 12팀이 참가했다. 팀별 25명으로 총 210여명이 부여를 찾았다.
경남FC와 대전하나시티즌, 부산 아이파크, 부천FC1995, 성남FC, 전남 드래곤즈,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등이 출전했고, 연맹도 따로 팀을 꾸려 대회에 나섰다. 국내 9팀에 더해 올해에는 파리생제르맹(PSG, 프랑스), 에버턴(잉글랜드), 가고시마(일본) 등 해외 세 팀까지 함께했다. 세 팀은 통합축구팀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SG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강인의 대회 응원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가고시마의 경우 11전 전승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에버턴의 스페셜선수인 앤드류 세틀은 “살면서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얻었다. 즐겁게 대회에 임하고 있다”라면서 “12팀이나 대회에 참가한 것을 보고 놀랐다”라며 대회 규모에 감탄했다. 이어 그는 “자폐를 앓고 있는데 부정적인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래 조용하고 내성적이었는데 축구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축구는 내 삶의 전부”라며 통합축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통합축구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섞여 축구를 하며 편견을 허물고 사회적 포용과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연히 경쟁, 결과보다 통합, 화합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순위에 따른 시상은 없고 선수 전원이 단체상을 받는 것도 참가 자체에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대신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스페셜-파트너 선수에게 화합상을 준다. 가장 많은 선수를 고르게 기용한 감독은 지도자상을 받는다. 이번 대회에서는 PSG의 찰스 브라이언(스페셜)과 엘로디 오리에(파트너)가 화합상을 받았다. 가고시마의 니시 신이치 감독은 지도자상을 받았다. MVP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양동원(스페셜)과 부산 아이파크 이상원(파트너)에게 돌아갔다.
프로축구리그를 운영하는 게 K리그의 본업이지만 통합축구 같은 사회 공헌 콘텐츠도 의미가 크다. K리그의 전체의 이미지, 브랜드 가치를 건강하게 만드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사회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K리그는 통합축구뿐 아니라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 활동도 2020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동 약자를 위해 K리그 경기장 안내 지도를 제공하고 유니파이드컵 같은 장애인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장 밖 K리그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