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황혜정 기자] “쾌유를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키움과 KIA의 경기 시구자는 ‘깜짝’ 손님 KIA 투수 제임스 네일(31)이었다.

등장부터 비밀스러웠다. 오늘의 시구자는 ‘KIA 찐팬’이라고만 소개된 채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장신의 남성이 KIA자동차를 타고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유니폼 등 뒤엔 ‘최강기아 V12’가 새겨진 채였다.

그럼에도 대다수는 그가 누군지 알아챘다. 가볍게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은 남성이 마침내 꽁꽁 감싼 정체를 밝히자 큰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네일은 “그동안 받았던 많은 격려와 응원 메시지들에 대해 감사드린다. 이젠 제가 그것들에 대해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시구 후 네일은 한국말로 “진짜 좋다”라고 운을 뗀 뒤 영어로 “조금 긴장 됐지만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어서 좋았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생각한다”라고 했다.

네일은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다. 외국인 선수로 KIA에 입단했지만 지금까지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응원은 단순한 응원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멋진 팬들과 팀 동료들이 있는 KIA에 입단하게 되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부상을 털어내어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KIA 관계자는 “네일이 부상 직후 많은 팬분들께 걱정과 쾌유를 비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에 선수단과 팬분들께 감사를 전하기 위해 이날 ‘깜짝’ 시구자로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네일은 지난달 24일 창원 NC전 선발등판해 투구 중 NC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강타당해 강판했다. 턱 골절상이란 큰 부상을 입은 네일은 다음날 턱관절 수술을 받고 현재까지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네일의 깜짝 시구로 KIA 선수단도 환하게 웃었다. 네일의 이날 시구는 구단 관계자 극소수만 알고 있는 ‘극비사항’이었다.

향후 네일은 고정 장치를 풀고 기술 훈련에 들어간다. 관계자는 “오는 10일 네일이 턱을 고정시켜 놓은 고정장치를 푼 뒤, 11일부터 단계별 기술 훈련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네일의 다음 챔피언스필드 마운드 등판은 한국시리즈(KS)가 될까. KIA의 매직넘버는 단 ‘10’이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