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역대급 혼전이다. 전체 1순위와 3순위, 그리고 6순위부터가 그렇다. 스카우트들도 지난 몇 년 중 올해가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오는 11일 선택에 따라 팀의 운명이 결정될 2025 신인 드래프트다.

마라톤 회의는 일상이다. 최근 각 구단은 매일 같이 단장과 스카우트팀이 늦은 시간까지 회의를 반복한다. 지방 A구단 단장은 지난 5일 “드래프트로 인해 정신이 없다. 매일 회의하는데 아무리 해도 예측하기 어렵다. 어제도 회의 끝나니 새벽 1시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마침 U-18과 U-23 대회도 열린다. 하나라도 더 살피기 위해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핀다. 대표팀으로 모이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태극마크를 달고 어떤 퍼포먼스를 펼치는지 절대 놓칠 수 없다.

최상위 지명 후보는 일찍이 나왔다. 관건은 선택이다. 1라운드 판도를 결정할 세 가지 요소를 짚어봤다.

◇전체 1순위 정현우 유력, 그런데 키움은 정말 정우주 미련 없을까

전체 1순위 지명자는 신인 드래프트 얼굴이 된다. 전면 드래프트로 제도가 바뀐 후에는 특히 그렇다. 2023 신인 드래프트 김서현, 2024 신인 드래프트 황준서 역시 그랬다. 가장 먼저 호명된 만큼 행사 전후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년은 예고편이 곧 본편이었다. 김서현과 황준서 모두 많은 스카우트로부터 전체 1순위 지명 대상으로 평가받았다. 김서현과 황준서의 1순위 지명은 당연한 일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덕수고 왼손 정현우와 전주고 오른손 정우주를 두고 스카우트마다 평가가 갈린다. 완성도에서 정현우, 잠재력에서 정우주를 꼽는 게 일반적이다. 1, 2년차에는 정현우가 활약할 가능성이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우주의 가치가 더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1순위 지명권을 쥔 키움은 정현우를 호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왼손 선발 투수가 필요한 키움이다. 무엇보다 안우진이 돌아오는 2026년에 리빌딩을 마치고 상위권을 바라본다. 안우진과 정현우, 오른손·왼손 토종 원투 펀치가 다시 키움의 포스트시즌을 이끌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정우주의 구위 또한 포기하기 어렵다. 정우주는 이번 드래프트 대상자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시속 150㎞ 중반을 쉽게 던지는 투수는 정우주가 유일하다. 구속 외에 회전수와 수직 무브먼트 또한 최고 수준이다. 안우진·정현우 원투 펀치만큼 안우진·정우주 원투 펀치도 매력적이다.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한 건 전체 2순위 한화다. 키움이 정현우를 뽑으면 정우주를, 정우주를 뽑으면 정현우를 지명하면 된다. 올시즌 끝까지 5강 경쟁에 임하는 한화 마운드가 이듬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순위 후보 김태현과 배찬승, 삼성 선택에 롯데·KIA도 요동친다

전체 3순위 후보는 다시 왼손이다. 3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삼성은 광주일고 김태현과 대구고 배찬승을 두고 고심한다. 넓게 보면 덕수고 오른손 김태형도 후보군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는 4순위 롯데, 5순위 KIA도 마찬가지다. 삼성 롯데 KIA 세 팀이 김태현 배찬승 김태형을 지명할 확률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세 투수 모두 다른 장점을 지녔다는 것이다. 김태현은 가치가 급상승했다. 3월까지만 해도 2, 3라운드에 지명 후보였으나 지금은 왼손 중 정현우 다음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고 구속은 147㎞. 하지만 왼손으로서 보기 드문 수직 무브먼트와 뛰어난 회전수를 지녔다. 결정구로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이의리 혹은 구창모와 같은 좌투수가 될 수 있다.

배찬승은 1년 전 이맘때 정현우와 함께 ‘톱2’였다. 2학년임에도 청소년 대표에 선발됐다. 그만큼 구위가 뛰어났다. 올해 초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예상 지명 순위도 많이 떨어졌는데 최근 다시 진가를 발휘한다. 구위만 놓고 보면 당장 1군 무대에서 중간 투수로 활용할 수 있다.

김태형은 완성형 선발 투수 재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구위 제구 변화구 구사 능력까지 많은 것을 갖췄다. 이번 드래프트 우투수 중 선발로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 스카우트들은 세 투수가 3위부터 5위에 자리한다고 본다. 관건은 유니폼 색깔이다. 삼성의 선택에 모든 게 결정된다.

◇6순위부터 다시 혼전, 야수 최대어 박준순은 어디로?

6순위 두산부터 다시 물음표다.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을 두고 특히 그렇다. 트레이드를 통해 NC 1라운드 7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키움 역시 박준순을 응시한다. 즉 늦어도 7순위 내로 박준순의 이름이 호명될 것이다.

공수주가 두루 뛰어난 박준순 외에 비봉고 장신 좌투수 박정훈. 세광고 좌투수 권민규. 서울고 우투수 김영우와 김동현이 1라운드 지명 대상으로 꼽힌다. 포수 최대어 강릉고 이율예와 내야수 중 박준순 다음으로 꼽히는 유신고 심재훈도 1라운드 지명 후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