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국내 주요 기업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바닥을 찍자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이 급급하게 줄 매입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에만 10명의 삼성전자 주요 임원이 총 26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과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각각 자사주 3000주, 5000주를 주당 6만4600원, 6만4500원에 사들였다. 금액으로만 총 5억1630만원이다.

같은 날 최주호 베트남복합단지장 부사장과 김대주 VD사업부 부사장도 각각 자사주 1500주와 5000주, 금액으로는 9645만원, 3억2250만원어치를 매입했다.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이종우 시스템LSI IP개발팀 상무, 손태용 VD사업부 부사장과 정용준 파운드리품질팀장(부사장)도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 외에도 한종희 부회장은 1만주인 7억3900만원어치를 사들이고, 노태문 사장도 5000주를 3억4750만원에 매입했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해당 기업 주가가 저점에 가깝다는 의미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 8만8800원으로 고점을 찍으며 ‘10만전자’를 넘보기도 했지만, 지난달부터 급락해 현재는 대폭 내려앉아 6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지난 23일 동원산업 박문서 지주 부문 대표이사도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7월 자사주 2500주를 사들인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매입해 모두 75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회사 측은 “박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동원그룹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자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또 창업주 사법 리스크로 40% 이상 떨어진 카카오도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773주, 금액으로는 1억274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지난 6일 주당 16만원에 자사 주식 1244주를 매입했다. 최 대표는 취임 이후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매년 지속해 자사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2022년 3월 취임 직후 약 1억원, 취임 1년을 맞이한 지난해 4월에는 2억원 규모의 자사 주식을 매입했다.

이날 매입분까지 최 대표가 사들인 자사 주식은 5억원에 이른다. 최 대표는 주식 보상 수량까지 포함해 총 5718주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주가 부양과 함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위 임원들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하는 것을 두고 저점에 ‘줍줍’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보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이들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저점에 사들였다는 것이다.

투자업계 전문가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보통 성과, 지배력 확보 등에 따른 것이다”며 “반면 일반인들에겐 주가 반등 기회로 볼 수도 있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인 것이다. 다만 최근 코스피 회복이 더딘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진단했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