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완벽하게 시즌을 마친 오타니 쇼헤이(30·LA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 데뷔 7시즌 만에 가을무대에 입성한다.
목표는 우승이다. 손가락에 우승반지를 끼기 위해 지난해 LA에인절스를 떠나 LA다저스로 이적(10년7억달러)했다. 물론 다저스의 우승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린다. 선발진이 불안하다는 것. 게다가 다저스가 모래알 조직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오타니 만큼은 포스트시즌(PS) 시즌을 앞두고, 확실하게 예열을 마쳤다. 올해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에 197안타 54홈런 59도루 130타점 13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40을 작성했다.
내셔널리그(NL)에서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1위 등 최고의 공격력을 뽐냈다. 전인미답의 ‘50-50’을 넘어 54홈런 59도루까지 진격했다.
무엇보다 후반기 상승기류에 올라탄 기세로, PS에서의 활약을 예상하게 만든다.
지난 20일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2도루의 경이로운 성적으로 ‘50-50’을 단숨에 돌파한게 대표적이다.
기간을 늘려, 시즌 후반인 8월 13일부터 9월 26일까지 40경기에서 오타니는 타율 0.317에 18홈런 42타점 24도루를 작성했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코디파이 베이스볼에 따르면, 후반 40경기에서 12홈런 12도루를 마크한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하다. 게다가 오타니는 홈런은 6개, 도루는 12개를 초과하는 압도적 기량을 보였다.
올스타전 이후 25홈런, 36도루 기록은 ML 톱이며, 1995년 윌리 메이스 이후 사상 두번째 쾌거이기도 하다.
지난 한 달간 26경기로 축소해도, 오타니는 타율 0.393에 10홈런 32타점 27득점 42안타를 작성했고 출루율 0.458과 OPS 1.225을 마크했다.
또한 9월 성공한 16도루는 7,8월 수치를 능가하는 개수다. 경기 종반에도 지치지 않는, 되레 더 강한 체력을 보인 것.
그 결과 오타니는 LA다저스 이적 이후, 처음으로 NL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LA에인절스에선 4차례 받은 적 있다. 오타니는 지난 1일 NL 이주의 선수에도 뽑혔다. 시즌 마지막 달과 마지막 주를 독식한 것.
비록 막판 타격 3관왕은 손에 쥐지 못했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마지막 주 6경기에서 타율 0.520에 1홈런 7타점 6득점 13안타, OPS 1.371로 펄펄 날았다. 믿기 힘든 성적이다.
오타니는 꿈의 ‘60-60’엔 도달하지 못했으나, 정확도를 앞세워 팀승리를 견인하는 에이스 역할을 자처했다.
올해 오타니가 선보인 차원이 다른 퍼포먼스는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후반 기세가 강력하다는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역대 최초,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새로 쓴 오타니의 방망이는 기세를 몰아 이제 PS를 겨냥한다.
NL 서부지구 우승팀 LA다저스(98승 64패)는 오타니를 앞세워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1번 시드 다저스는 오는 6일 NL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선승제)에서 승리한 팀과 디비전 시리즈에서 만나며 챔피언을 향한 첫 걸음에 나선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선 2일 열린 1차전에선 샌디에이고가 애틀랜타를 4-0으로 꺾으며 유리한 고지에 섰다. 샌디에이고는 1승만 추가하면 디비전 진출이다. 양 팀의 2차전은 3일 열린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시즌 막판 대폭발을 일으키며 화려함의 정점을 찍은 오타니가 기다리고 있다. 그가 PS에서도 초인의 진면목을 보이며 ‘슈퍼스타’의 존재감을 드러낼지 궁금 안할수가 없다.
끓기 시작한 물은 언제나 100℃를 유지한다. 정규시즌에서 이미 끓는점에 도달한 오타니가 가을무대 역시 뜨겁게 달굴지 기대된다.
비등점에 닿은 온도는 변하지 않기 마련이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