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절체절명의 순간. ‘영웅’이 등장했다. 두산 최승용(23)이 역투를 선보였다. KT도 절박하기는 마찬가지. 선발 웨스 벤자민(32)이 맞불을 제대로 놨다.

최승용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KT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3안타 무사사구 2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내려왔다.

4회까지 딱 51개 던졌다. 6회 10개 던지면서 투아웃을 잡았고, 안타 2개 내줬다. 2사 1,2루. 처음에는 포수 김기연이 마운드에 방문했다. 이후 박정배 투수코치가 나왔다. 최승용을 내렸다.

정규시즌 12경기 27이닝,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인상적인 기록은 아니다. 지난해 선발로 활약했다. 올해는 팔꿈치 부상으로 긴 재활 시간을 보냈다. 충수염 수술까지 받았다.

지난 7월27일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두 번의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9월19일 KIA전 6이닝 3실점, 9월24일 NC전 5이닝 2실점이다.

이날 와일드카드전 선발로 나섰다. 전날 팀이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에이스 곽빈이 나섰는데도 졌다. 부담 가득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셈이다.

그러나 최승용은 의연히 자기 공을 던졌다. 최고 시속 147㎞까지 나온 속구를 뿌렸다. 슬라이더(12구)도 날카로웠다. 커브(7구)-스플리터(6구)도 양념 역할을 톡톡히 했다.

5회 2사에서 내려왔고, 이영하가 볼넷을 주면서 만루에 몰렸다. 이병헌이 대타 문상철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최승용의 실점도 없었다.

타선 지원이 없었다. 최승용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벤자민에게 막혔다. 4회까지 벤자민을 상대로 딱 안타 1개다.

벤자민도 정규시즌에서는 부침이 있었다. 11승,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특히 9월에는 평균자책점이 8.34까지 치솟았다. 중요한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힘을 냈다. 사상 첫 ‘업셋’의 선봉장이 되고자 했다.

5회 상황이 변했다. 5회초 만루 위기를 넘긴 두산이 5회말 바로 찬스를 잡았다. 양석환의 안타, 강승호의 땅볼로 1사 2루가 됐다.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적시타가 될 수도 있는 타구. 2루 주자 양석환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뛰었다. 그러나 좌익수 로하스의 홈 송구가 더 빨랐고, 정확했다. 양석환 아웃. 2사 2루가 됐다.

김기연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벤자민은 5회를 마친 후 포효했다. 번환점을 돈 지금, 두 팀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