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족보’가 ‘족발보쌈세트’ 아닌가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사례가 터지고 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분간도 어렵다.
한국인 작가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책이 수상 6일 만에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했다. 하지만 잠깐의 유행으로 책장에서 먼지만 쌓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 학생들의 장서 수는 늘었지만, 정작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학교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은 17.2권이다. 2014년 21.9권과 비교해 21.5% 감소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도 지난해 학생들의 연간 도서량도 10년 전보다 13.9% 줄은 39.5권이다.
반면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답한 학생 비율은 2019년 43.7%, 2021년 40%, 2023년 39.6%로 지속 하향세를 보였다.
그런데 책은 많이 산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지난해 학교 도서관의 학생 1인당 장서 수는 39.9권으로 10년 새 55.3%나 늘었다. 같은 기간 자료 구매비도 66.7% 증가했다. 국공립학교 사서 교사는 519명에서 1570명으로 3배 확장했다.
교육 업계는 초·중·고등학교 도서관 시설이 대학 시설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NS, 디지털 기기로 편하게 지식·정보를 습득하면서 학생들이 책과 멀어졌다고 분석했다.
우스갯소리로 ‘흰 건 종이요, 검은 건 글씨’라는 말이 현실이 된 셈이다. 학생들이 책 읽기를 꺼리면서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교육부가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모두 문해력 저하 문제점이 드러났다.
2019년과 지난해를 비교한 결과, 중3의 경우 ‘보통 학력 이상’을 획득한 학생 비율은 82.9%에서 61.2%로 떨어졌다. 고2는 77.5%에서 52.1%로 추락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3 4.1%에서 9.1%, 고2 4.0%에서 8.6%로 두 배 이상 뛰었다.
학교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전국 초·중·고교 교원 5848명에게 문해력 부족 학생 비율을 물었다. 이중 절반에 48.2%가 해당 학년 수준보다 부족한 학생은 ‘21% 이상’이라고 답했다. ‘31% 이상’이라는 답변도 19.5%였다.
이들은 ‘사건의 시발점(始發點)’을 듣고 ‘선생님이 왜 욕하느냐’고 따진 사례가 있다. ‘두발 자유화’ 토론을 시작한다고 하니, ‘두 발’을 ‘두 다리’로 이해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이 지속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학교 도서관 진흥 기본 계획’에서 ▲사서 교사 정원 지속 확대 ▲전문 연수 과정 운영 ▲한 학기 한 권 읽기 등 독서 교육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도서관, 외부기관과 협력해 ‘늘봄학교’에서도 양질의 독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노벨상 수상이 독서교육 활성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