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주자가 있으면 다르다. 득점권이면 더 좋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다시 불을 뿜었다. 주자가 없으면 안 친다. ‘기묘한’ 오타니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3차전 뉴욕 메츠전에서 8회초 우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4-0에서 7-0으로 단숨에 달아나는 홈런이다. 포스트시즌 개인 2호 홈런. 지난 6일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서 3점포를 쐈고, 이날 다시 스리런 아치다.

8회초 윌 스미스 볼넷, 키케 에르난데스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타석에 섰다. 이날 다섯 번째 타석이다. 메츠 타일러 메길을 상대했다.

초구 높은 커터를 그냥 봤다. 스트라이크. 2구째 몸쪽 시속 89마일(약 143.2㎞) 커터가 들어왔고,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훨훨 날아 우측 2층 관중석에 떨어졌다.

타구속도 시속 115.9마일(약 186.5㎞)에 비거리 397피트(약 121m)다. 폴대 위로 날아간 홈런이다. 메츠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바뀌는 것은 없었다. 다저스가 7-0으로 앞서는 순간이다.

놀라운 점이 있다. 앞서 네 타석에서는 볼넷 하나만 골랐다. 공통점은 모두 주자가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다섯 번째는 주자 두 명이 깔렸다. 심지어 득점권에 주자가 있다. 오타니가 달라졌다.

정규시즌 막판 득점권에서 미친 방망이를 휘두른 바 있다. 포스트시즌도 이어진다. 이날까지 득점권 6타수 5안타, 타율 0.833에 2홈런이다. ‘주자 있음’으로 범위를 조금 넓혀도 9타수 7안타, 타율 0.778이다.

반대로 주자가 없으면 ‘안 치는’ 수준이다. 22타수 무안타다. 볼넷만 3개 골랐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경우가 또 있을까 싶은 정도다.

정규시즌에서 ‘역사’를 썼다. 159경기, 타율 0.310,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 1.036을 올렸다. ML 역대 최초 50-50을 달성했다.

득점권에서는 타율 0.283, 8홈런을 기록했다. 주자가 없을 때는 타율 0.311에 32홈런이다. 정규시즌 때는 주자 없을 때 조금 더 좋았다고 볼 수 있다. 가을이 되니 완전히 다르다. ‘득점권 괴물’이 여기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