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저희의 노래가 여러분의 긴 인생의 바다에서 흐리길 바라요.”

1995년 2월 14일에 설립해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함께 역사를 써온 아티스트 20여팀이 참여하는 ‘SM타운 라이브 2025인 서울’(이하 SM타운 라이브)을 개최하고 4만 명의 관객과 만났다.

SM은 현 K팝의 토대를 다진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1세대 아이돌의 포문을 연 H.O.T., S.E.S를 시작으로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레드벨벳, 엔시티(NCT), 에스파, 라이즈 등 독보적인 IP를 이어오고 있는 SM은 아이돌 제작 시스템과 K팝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 등지로 확장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이번 공연은 SM의 30년간의 음악 헤리티지를 집대성한 공연으로, 총 98인의 아티스트가 5시간 30분 동안 대규모 음악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K팝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대를 선보이며 SM의 지난 30년을 자축하고 앞으로의 30년을 기대케 했다.

◇ S.E.S.·에스파-H.O.T.·엔시티, 세대를 초월한 컬래버

SM은 30년 간 쌓아온 IP(지적재산권)를 적극 활용, 오직 SM타운 라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세대를 초월한 선후배간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1세대부터 5세대까지 아우르는 ‘세대 대통합’ 무대가 눈길을 끌었다. 공연 둘째 날인 12일,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환희는 ‘씨 오브 러브’를 라이즈 소희와, 강타는 ‘북극성’을 엔시티 위시 재희와 함께 부르며 선후배 보컬의 감미로운 무대를 완성했다.

H.O.T. 강타, 토니안은 엔시티 드림과 1996년 발표한 ‘캔디’ 무대를 꾸몄고, 엔시티 샤오쥔·헨드리·시온·유우시, 라이즈 원빈·앤톤과 ‘행복’을 선보여 환호를 이끌었다. S.E.S. 바다는 에스파 카리나, 윈터와 1998년에 발표한 ‘드림스 컴 트루’를 선보이며 27년 전 S.E.S의 무대를 재현해냈다.

29년 전 발표한 ‘캔디’를 후배 가수들과 부른 강타와 토니안은 “멋진 후배들 덕분에 젊은 세대분들이 이 노래를 알게 된 거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 외에도 ‘선배님’들의 히트곡 다수가 후배 아티스트들을 통해 재탄생 됐다. 라이즈는 동방신기의 ‘허그’를, 에스파는 에프엑스의 ‘첫 사랑니’, 레드벨벳은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엔시티 드림은 엑소 ‘럽 미 라이트’, 엔시티 위시는 슈퍼주니어의 ‘미라클’, 슈퍼주니어는 신화의 ‘아이 프레이 4 유’, 엔시티 127은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엑소는 H.O.T. 투지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동방신기는 후배 그룹인 레드벨벳의 ‘사이코’ 무대를 재해석해서 선보여 진정한 세대 초월 무대를 완성했다. 보아는 샤이니 故 종현의 ‘하루의 끝’을 불러 뭉클함을 안겼다.

◇ K팝 초석 다진 장수돌 X 미래 책임질 신인 공개

SM에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 10년 차를 훌쩍 넘긴 ‘장수돌’이 많다.

이날 엑소 수호는 “선후배 공연을 보며 ‘역시 SM이구나’ 느꼈고 진심으로 SM이라서 행복하고 진심으로 엑소라서 행복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도 “30년 후에 저희가 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SM타운 라이브에서는 H.O.T. 토니안, S.E.S. 바다, 플라이투더스카이 환희 등 과거 SM에 몸담은 스타들도 출연해 30주년을 축하하며 의미를 더했다. S.E.S. 바다는 20여년의 세월의 뛰어넘는 ‘꿈을 모아서’ 무대를 열창했다.

바다는 직접 써온 편지를 읽기도 했다. 바다는 “저희 음악은 지나간 유행가가 아니라 우리가 늘 꿈꾸고 용기내고 싶을 때 여러분 곁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저희의 노래가 여러분의 긴 인생의 바다에서 흐리길 바란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SM은 30주년에 맞춰 새로운 IP의 발굴도 나선다. 이날 SM타운 라이브 마지막에는 에스파 이후 5년 만에 데뷔하는 8인조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2월 데뷔 소식이 최초로 공개됐다. 또한 25인의 연습생으로 구성된 ‘SMTR25’도 샤이니 ‘루시퍼’, 엑소 ‘으르렁’ 등의 무대를 선보여 앞으로 나올 신인 보이그룹도 기대케 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