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 산불이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출국 일정까지 바꿨다.
이정후의 매니지먼트사를 맡은 리코스포츠는 11일 “최근 LA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산불로 인해 부득이하게 이정후 선수의 출국편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애초 이정후는 12일 오후 2시30분 대한항공 KE017편을 통해 LA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LA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여정으로 잡았다.
그러나 LA 산불 사태가 커지면서 급하게 조정했다. 13일 밤 9시 대한항공 KE005편을 이용한다. 라스베이거스로 간다. 거기서 샌프란시스코로 들어간다. 날짜도 하루 하루 늦췄다. 재난은 피해야 하는 법이다. 출국 전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각오를 밝힐 예정이다.
이정후는 2023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 진출에 나섰다. 리드오프-중견수가 필요한 샌프란시스코가 6년 1억1300만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큰 기대를 받으며 데뷔시즌에 나섰다. 37경기,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41을 기록했다. 13삼진-10볼넷으로 비율도 좋았다.
문제는 부상이다. 5월이 ‘악몽’이었다. 자신의 파울타구에 오른쪽 발목을 맞아 세 경기 결장했다. 5월13일 신시내티와 홈경기에서는 1회 뜬공 타구 처리를 위해 펜스에 몸을 날렸다가 어깨 부상을 입었다.
쓰러진 이정후는 그대로 경기에서 빠졌다. 어깨 손상이 심각했고, 수술이 불가피했다. 청운의 꿈을 안고 ML 무대에 나섰는데 5월에 시즌이 강제 종료됐다.
재활에 매진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으로 돌아와 2025시즌을 준비했다. 입국 당시 “재활은 끝났다. 현재 어깨 상태는 80~90%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다시 미국으로 향한다. 건강도 다 회복됐다.
키움 마지막 시즌인 2023년에도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86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빅리그 첫 시즌도 아쉽게 끝냈다.
2025시즌이 ‘진짜’ 시작이다. 계획대로 출국하지 못하는 점은 아쉬울 수 있으나, 재난 사태는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피할 것은 피해야 한다.
이정후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에 앞서 훈련을 진행한다.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는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2월 중순 소집 예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