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털어놓은 ♥이상순과 결혼 이유…“식당에서 코걸이 끼워달라고 할때?”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가수 이효리가 12년 전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장면’을 털어놨다. 그 상황은 다름 아닌 남편 이상순이 식당에서 보여준 다정한 행동이다.

이효리는 8일 방송된 MBC FM4U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에 깜짝 출연해, 연애 시절의 일화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날 이효리는 자신이 연애 시절 좋아하던 노래로 미셸 샤프로의 ‘Back Down To Earth’를 꼽으며 “당시 이 곡을 들으러 예쁘게 하고 공연장에 가고 싶어 3일 전에 코를 뚫었다. 그런데 식사 도중 코걸이가 빠졌고, 다시 끼워보려 했는데 잘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오빠에게 ‘이거 빨리 끼워달라’고 했는데, 그 모습이 참 미안하고도 고마웠다”며 “그때 ‘이 남자 잡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식당에서 코에 코걸이를 넣어주려 애쓰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이상순은 “연애할 때지 않냐. 우리 효리 코가 중요하지, 미셸 샤프로가 중요하겠냐”고 너스레를 떨었고, 이효리는 “그 말 들으니 다시 또 반하네”라며 환하게 웃었다.

◇프로이트와 융의 해석

당황한 이효리는 코걸이를 끼워달라고 했고 이상순은 원상복구를 위해 애쓴 장면은 단순한 애정 표현을 넘어 심리적·무의식적으로 애정의 촉발점이 될 수 있다.

그 순간, 이효리는 공공장소에서 이런 것까지 부탁해도 될 정도의 괜찮은 사람인지를 무의식적으로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연애 초기에는 자신의 허점을 노출하지 않지만, 의존할 수 있을 만큼 연애가 깊어지면 불완전한 ‘나(이효리)’를 드러내게 된다.

이때 이상순이 거부하거나 어색해 하지 않고 침착하고 세심하게 도와주면서, 이효리는 상대가 자신의 의존욕구를 안전하게 수용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즉 내가 망가져도 괜찮을 사람, 부끄러운 나를 보아도 따뜻한 사람이라고 인식한 계기가 된 것. 이런 연애의 과정을 거쳐 수용이 깊어지면 결혼까지 진행될 수 있다.

융의 심리학에선, 아니마(여성성)는 남성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여성성이고 아니무스는 여성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남성성을 뜻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이성에게 긍정적으로 투사하면, 감정이 긍정적으로 발현하게 되는데, 코걸이 사건을 통해 이효리는 이상순이 자신의 아니무스를 자극하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하게 된 걸수도 있다.

무의식에 잠재한 아니무스적 이미지가 눈앞에서 실현되면, 사람의 마음은 강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이효리는 그날 “이 남자를 잡아야겠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사소한 일상의 사건을 통해 내면의 확신을 가진 정신적 전환점이 되는 장면이다.

현대의 관계심리학에서는 이런 장면을 ‘관계안정감을 제공하는 결정적 미시 순간(micro-moment of connection)’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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