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잡아야겠다”…이효리, 코걸이 사건에 숨겨진 결혼스토리, 정신분석으로 풀어보면?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누군가에게 ‘결혼을 결심한 순간’은 영화처럼 낭만적인 장면일 수도, 혹은 코걸이를 끼워달라며 코를 내미는 순간일 수도 있다. 이효리에게는 후자였다.

최근 MBC FM4U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에 깜짝 출연한 이효리는, 12년 전 남편 이상순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순간을 털어놓았다. 다름 아닌 식당에서 벌어진 ‘코걸이 복구 작전’이 그 계기였다.

◇ “오빠, 코 좀 껴줘”…그리고 시작된 인생 반전

이효리는 당시 좋아하던 노래로 미셸 샤프로의 ‘Back Down To Earth’를 꼽으며 “당시 이 곡을 들으러 예쁘게 하고 공연장에 가고 싶어 3일 전에 코를 뚫었다. 문제는 식사 도중 코걸이가 빠진 것. 이효리는 당황해 이상순에게 끼워달라고 부탁했고, 그는 식당 한복판에서 조심스럽게 그녀의 코를 붙잡고 씨름했다.

“그 모습을 보며 너무 고맙고 미안했고, 동시에 ‘이 남자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효리의 말에 이상순은 “그땐 연애할 때잖아. 우리 효리 코가 중요하지, 미셸 샤프로가 중요하겠어?”라며 센스 있게 받아쳤고, 이효리는 “그 말 들으니 또 반하네”라며 웃었다.

◇ 코걸이 하나에 마음이 ‘뚫린’ 이유는?

단순한 에피소드처럼 들리지만, 관계심리학적으로는 이 장면이 꽤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애 초기에 ‘부끄러운 내 모습’을 보여주는 일은 큰 신뢰의 신호다.

정신분석학적으로는, 이효리가 코걸이를 다시 껴달라고 부탁한 순간은 무의식적으로 ‘이 사람 앞에서 이렇게까지 망가져도 괜찮은가?’를 시험한 것일 수 있다.

이상순은 그 상황에서 민망해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조용히 도와줬다. 이효리는 그 모습을 통해 이 사람이 ‘내 허점을 감싸줄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

◇ 내 안의 이상형, 눈앞에 등장한 날

융의 심리학에서는 여성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이상적인 남성상을 ‘아니무스’라고 부른다.

이효리가 겪은 ‘코걸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무의식 속 이상형 이미지가 현실 속에서 구현된 순간일 수 있다. 그 짧은 접촉이 내면의 확신으로 번지는 순간, 사람은 ‘운명’이라 느낀다.

현대 관계심리학에서는 이를 ‘관계 안정감을 제공하는 미시적 결정의 순간(micro-moment of connection)’이라 부른다. 작지만 강한 연결감이, 인생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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