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여러 번 감탄사를 내뱉을 만한 ‘특급 선방’이다. 축구대표팀 수문장 조현우(울산HD)가 또다시 팀을 구해내는 슈퍼세이브를 뽐냈다.

조현우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A매치 평가전에 선발 출격, 한국의 2-0 무실점 승리를 지휘했다.

이날 ‘1골1도움’을 기록한 주장 손흥민(LAFC) 못지않은 대활약이다. 한국은 전반 18분 손흥민, 전반 43분 이동경(김천)의 연속골로 일찌감치 두 골을 달아났는데, 상대 반격을 돌려세우는 데 조현우가 일등공신이 됐다.

그는 전반 14분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골대 앞에서 걷어낸 공이 상대 세바스티안 버홀터 발 앞에 떨어져 중거리 슛을 허용했는데 몸을 던지는 선방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후반 미국은 스리백으로 전환해 거세게 한국을 몰아붙였다. 후반 28분 프리킥 상황에서 크리스 리차즈가 골대 앞에서 자유롭게 슛을 시도했다. 이때 조현우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냈다.

후반 추가 시간 선방은 압권이었다. 미국의 간판 공격수 크리스천 풀리식의 슛이 우리나라 수비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앞으로 흘렀다. 이때 교체 자원 폴라린 발로건이 쇄도하며 노마크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조현우가 몸을 던져 쳐냈는데, 발로건이 흐른 공을 재차 슛으로 연결했다. 모두가 실점을 예상했다. 하지만 또다시 조현우가 저지했다. 발로건은 연달아 세 번째 슛도 때렸지만 골대를 때리며 고개를 감싸 쥐었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은 이날 손흥민과 조현우에게 평점 8.3을 매기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둘의 활약을 동일하게 평가한 것이다. 조현우는 5차례 선방을 기록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한 그는 역사적인 독일전 승리(2-0 승) 주역이다. 그러나 2022 카타르 월드컵 땐 김승규(FC도쿄)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이후 김승규가 부상 등으로 주춤할 때 조현우가 다시 주전 수문장으로 나섰는데, 지난해 9월 홍명보호가 출범한 뒤에도 변함없었다.

조현우는 6월 미국에서 열린 클럽월드컵에도 참가한 적이 있다. 당시 소속팀 울산은 3패로 탈락했지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전에서 국제적인 수준의 선방 능력을 뽐냈다. 3개월 만에 미국 땅을 밟아 또다시 제 가치를 입증하면서 내년 6월 북중미 월드컵 본선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