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대전=김용일 기자] ‘남미의 복병’ 볼리비아 사냥에 성공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포트2 진입 가능성을 크게 높인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이날 원톱으로 뛴 손흥민(LAFC)을 두고 프리킥 결승골 외 움직임이 저조했다는 일부 평가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다른 뜻을 보였다.
홍 감독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터진 손흥민, 조규성의 연속포로 2-0 완승한 뒤 “전반에 상대 맨마크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후반에 선수들이 잘 이겨내 승리했다”며 “전반 끝나고 나와 선수 모두 이 경기를 잡아야 한다는 강한 근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반 12분 오른발 프리킥 선제 결승포를 터뜨리며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 핵심 구실을 한 손흥민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홍 감독은 “손흥민은 (미국에서 일찍 귀국해) 충분히 쉬고 있었고 몸 상태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손흥민이 볼리비아의 견제에 프리킥 득점 외엔 부진했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 “상대 수비가 타이트했다. 그런 가운데 역할을 못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손흥민이 가진 게 잘 나오고 있다. 후반 득점 뿐 아니라 이전 상황에서도 충분히 자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상대 팀은 훨씬 강했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 상대 맨마크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후반에 선수들이 잘 이겨내 승리했다.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5개월 만에) 포백으로 바꿔서 임했다. 그동안 하지 않은 것을 얼마나 짧은 시간에 적응할 수 있는지 실험하고 싶었다. 몇몇 장면은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수비 조직력을 발휘했다.
- (월드컵 조 추첨 포트2 사수를 위해) 결과를 중요하게 여겼는데.
(부상자 발생 등으로) 일부 선수가 바뀌었다. 특징을 살리고자 했다. (무득점으로) 전반이 끝난 뒤 나와 선수 모두 이 경기를 잡고 가야한다는 강한 근성이 있었다. 비길 수도 있었고, 질 수도 있던 경기지만 선수는 이런 콘셉트에 맞게 이겨야 한다는 강한 마음을 품고 후반에 임했다. 결과적으로 원한 승리를 했다. 선수의 노력이 컸다.
- 앞으로 포백과 스리백 운영 계획은?
기본적으로 파이브백을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할 수 있다. (포백에서는) 중앙 미드필더가 내려와서 할 수도 있고, 사이드에 있는 선수가 내려올 수도 있다. 월드컵에서는 수비 숫자가 1명은 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상대 상황에 맞게 운영할 것이다. 중요한 건 (수비 라인에) 5명이 섰을 때 우리 선수들이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풀백은 윙포워드가 내려와서 수비하면 안으로 들어가서 중앙 수비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때 하프 스페이스를 어떻게 수비하느냐가 핵심인데, 선수들이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그런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
- 오른쪽 풀백 구실을 하는 김문환의 최근 활약이 좋다. 풀백 경쟁도 볼 만한데.
김문환은 우리 팀에 조금 늦게 합류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소속팀 경기도 계속 관찰하면서 좋은 폼을 유지하는 걸 확인했다. 풀백은 계속 경쟁도 해야 한다. 또 선수들이 나가서 (모두)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4명의 선수(이명재 이태석 김문환 설영우)가 충분히 잘 하고 있다.
- 손흥민이 프리킥 득점을 했지만 그전까지 그라운드에서 움직임이 저조하지 않았나. 오현규, 조규성처럼 스트라이커가 있으나 손흥민 원톱을 지속하는 이유는?
오현규와 조규성은 합류한지 이틀됐다. 유럽에서 와서 하루 훈련하고 경기에 나가는 건 어려움이 있다. 오현규는 다음 경기에 선발 출전한다. 조규성은 오늘 교체로 준비했다. 반면 손흥민은 (일찍 귀국해) 충분히 쉬고 있었고 몸 상태가 좋았다. 물론 상대 수비가 타이트했기에 역할을 못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손흥민이 가진 게 잘 나오고 있다고 본다. 후반 득점 뿐 아니라 이전 상황에서도 충분히 자기 역할을 했다.

-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않은 장면도 있었는데.
아무리 약한 상대와 경기해도 전반에 득점하는 건 쉽지 않다. 상대도 힘이 있어서다. 오늘도 그런 날이다.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하나, 상대도 힘이 있었고 수비력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 공격 패턴이 부족한 면도 보였다.
노력해야 한다. (오늘은) 그동안 해온 방법과 다른 형태의 포메이션이었다. 그런 점에서 부족했는데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부상자가 많아 3선에 원두재를 뒀는데.
원두재와 김진규 조합으로 (중원을) 구성했다. 잘했다. 특히 원두재는 포백 앞에서 굉장히 좋았다. 전진 패스도 장점인데 오랜 시간 (대표팀) 경기를 안 뛴 것 치곤 괜찮았다. 다만 (중앙 미드필더진에) 부상자가 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내년 3월에 (A매치 평가전으로) 한 번 더 기회가 있는데 그때라도 (완전체로) 조합을 맞춰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조규성이 골까지 터뜨렸는데.
조규성은 피지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공격수로 날카로움이 필요한 데, 그런 부분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오늘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 득점했는데 조규성의 퀄리티로 볼 수 있다. 평가전이 끝난 뒤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더 많이 경기에 나서면 좋은 경기력을 가질 것이다. 오랜만에 득점했는데 진심으로 축하한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