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이상윤이 서울대 선배이자 연기 인생의 어른이었던 故 이순재를 떠나보내며 깊은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학업을 포기하려던 순간 “졸업은 하라”던 조언을 남긴 선배의 별세 소식에, 그는 “이제 영영 기회를 잃었다”고 적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상윤은 25일 자신의 SNS에 “새벽녘, 숙소에서 잠을 깨우며 들리던 무서운 비바람소리와 거친 파도소리가 이순재 선생님의 소천을 세상이 슬퍼하며 우는 소리였나 보다”라며 고인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상윤은 “늘 응원해 주시고 동문선후배로 언젠가 무대서 만나자던 말씀, 이제 영영 기회를 잃었다”며 “부디 그곳에서는 행복하시고 평안하시기를”이라고 황망한 마음을 표현했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출신인 이상윤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순재와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다.
입학 후 오랜 기간 학업을 마무리하지 못했던 그는 입학 13년 만인 2013년에 서울대 졸업장을 받았다. 그 결정의 배경에는 이순재의 조언이 있었다.
이상윤은 지난 4월 방송된 ENA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 싶었어’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일을 하겠다고 도전하게 됐는데 양쪽 다 제대로 못 하는 상황에서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며 학업을 포기하려 했던 고민을 털어놨다.
졸업 문제로 부모님과 의견이 갈리던 때, 한 작품을 통해 이순재와 함께 연기하게 되면서 전환점이 찾아왔다.

그는 “이순재 선배님과 드라마를 같이 하게 됐는데 ‘졸업은 했냐’고 물으시길래 못 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졸업은 하라고 하시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상윤은 “어른들은 다 똑같이 생각하는구나 싶었는데 선생님께서 ‘뭔가 하나를 끝까지 해보는 건 되게 중요하다.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해본 사람과 못 해본 사람은 다르다. 마무리하는 게 너한테 좋을 거다’라고 조언하셨다. 충분이 납득이 됐고 그래서 졸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순재의 따뜻한 말과 행동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만큼, 그의 소천 소식은 후배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연예계의 큰 어른이자 원로 배우였던 이순재는 25일 새벽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에 진행된다.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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