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계약 9명 중 베테랑 4인방 거취 ‘주목’

손아섭·강민호·황재균·장성우 남아 있다

구단-선수 ‘온도 차’, FA 시장 더디게 만들어

구단들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한목소리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갑자기 속도를 늦췄다. 강민호(40), 손아섭(37), 황재균(38), 장성우(35) 등 베테랑들이 남아 있다. 협상은 멈추지 않았으나, 결론을 내리기엔 선수와 구단이 풀어야 할 숙제가 분명한 상황이다.

FA 시장은 지난 4일 양현종의 KIA 잔류 소식을 끝으로 정적에 빠졌다. 아직 9명이 남았다. 특히 시선은 강민호, 손아섭, 황재균, 장성우 등 4명으로 향한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베테랑들이다.

각 구단은 베테랑 카드를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는 중이다”, “부정적인 기류는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털어놨다. 협상 테이블은 닫히지 않았다. 속도는 현저히 느리다. ‘평가 차이’ 때문으로 읽힌다.

이번 FA 베테랑 4인방 중 장성우(B등급)를 제외한 3명은 C등급이다. 보상선수 규정이 없어 영입 장벽이 낮다. 그러나 이들이 처한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강민호는 불혹이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 경쟁력을 갖춘 포수다. 무엇보다 삼성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삼성 내부에서도 “강민호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다.

삼성 이종열 단장은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강민호와)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사실 막바지 조율 정도 남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빨리 끝내보려 한다. 잘되고 있다고 본다”고 계약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KBO 통산 최다 안타 손아섭 역시 경쟁력은 여전하다. 다만, 한화가 이미 100억원을 쓰며 강백호를 영입했다. 지명타자 포지션이 겹친다. 뭔가 애매한 상황이다. 한화 관계자는 “손아섭과 최근 만났다. 의견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협상할 계획”이라고 했다.

KT는 황재균과 장성우 등 내부 FA 2명을 남겨뒀다. 황재균은 KT의 상징적 베테랑이지만 올해 KT가 허경민을 데려오며 포지션이 모호해진 감은 있다. 장성우는 KT 잔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주전 ‘안방마님’으로 KT를 지탱했다. 현재로선 KT에 장성우 대체자가 보이지 않는다.

내부 FA에 대해 KT 관계자는 “의견 차 좁히기 위해 계속 만나고 얘기 중이다. 부정적인 기류는 없다. 다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베테랑 4인방은 ‘아직도 잘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반면 구단은 노쇠화 우려, 포지션 중복, 팀 구성 변화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경쟁 구단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현재의 느린 흐름을 만든 원인으로 꼽힌다.

FA 시장이 멈춘 듯 보이지만, 협상은 흐르고 있다. 창구는 아직 닫히지 않았다. 단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