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예진 ‘모범택시’ 종영 인터뷰…5년간 해커 안고은으로 열연
시즌4 기약은 따로 없어…“시즌3 종영 너무 아쉬웠다” 소회
인생 캐릭터 묻자 결국 꺼낸 이름은 ‘안고은’
“악역이나 ‘연애시대’ 같은 멜로 해보고 싶다” 소망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SBS 드라마 ‘모범택시3’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시즌1부터 3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지개 운수의 천재 해커 안고은으로 살았던 배우 표예진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끝나는 게 너무 아쉽다”며 여운이 진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종영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표예진은 “전에는 다음 시즌이 예정된 듯한 뉘앙스가 있어서 ‘잠깐 보냈다가 다시 만나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이번에는 예정된 게 없어서 처음으로 마지막 촬영 날 다들 현장을 떠나지 못하더라”고 전했다. 배우 이제훈, 김의성이 촬영이 끝난 후에도 함께 자리를 지키며 단체 사진을 남긴 것 역시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표예진에게 고은은 각별한 이름이다. 특히 시즌3에서는 캐릭터의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 단발머리 등 스타일링부터 대사 톤까지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
“예전에는 김도기(이제훈) 기사의 지시 아래 정보를 전달하거나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는 질문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먼저 브리핑하고, 김도기 기사가 한마디만 해도 손발이 척척 맞는 파트너가 되는 느낌으로 톤을 맞췄죠.”

중고거래 사기꾼 에피소드에서 시청자들을 열광시킨 이른바 ‘긁?’ 대사 역시 표예진의 집요한 연구 끝에 탄생했다. “유튜브를 뒤져봐도 그 단어를 발음하는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다”는 표예진은 “단어 자체보다 표정과 제스처로 더 열 받게 하면 좋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많이들 ‘긁힌’ 것 같아 뿌듯했다”며 웃었다.

다만 ‘안고은이 인생 캐릭터인가?’라는 질문에는 잠시 망설였다. 고민하던 그 찰나의 순간, 마치 표예진의 머릿속에 2012년 데뷔 이후 지난 14년의 시간이 쏜살같이 스쳐 지나가는 듯 보였다. 어떤 작품과 캐릭터라도, 단 한순간 허투루 연기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심 끝에 표예진이 꺼낸 이름은 결국 ‘안고은’이었다.
“예전에는 저의 새로운 면을 보여드렸던 드라마 ‘VIP’의 캐릭터가 마음에 많이 남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저를 떠올릴 때 고은이를 가장 먼저 생각해주실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멋있는 캐릭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던 작품이에요. 5년 동안 한 캐릭터를 끌고 온 건 처음이라 살면서 다시는 경험해보지 못할 순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5년의 택시 운행을 마친 표예진은 이제 새로운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정의롭고 씩씩한 역할을 해봤으니, 다음에는 지독한 악역이나 ‘연애시대’ 같은 현실적인 멜로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대답은 안고은만큼이나 단단했다.
“벼랑 끝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지개 운수가 있는 것처럼, 누군가 곁에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고은이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 마음이 시청자분들께 닿았다면, ‘모범택시’의 목적은 충분히 이룬 게 아닐까 싶습니다.” roku@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