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발야구 이끈 조재영 코치, 롯데로
롯데 선수단에 강조하는 것은?
조재영 코치가 생각한 주루의 기본

[스포츠서울 | 타이난=박연준 기자] KIA 타이거즈의 과감하고 영리한 ‘뛰는 야구’를 정착시켰던 주역, 조재영(46) 코치가 롯데의 체질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마주한 조 코치의 유니폼엔 선수들만큼이나 엄청난 땀이 묻어 있었다. 그만큼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는 뜻. 올시즌 롯데의 주루 플레이가 벌써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조 코치는 올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부름을 받았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주루 전문가인 그를 영입한 것은, 그간 ‘정적인 야구’에 머물렀던 롯데에 ‘기동력’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이식하기 위해서다. 조 코치 역시 새로운 팀에서의 첫 캠프인 만큼, 여느 선수 못지않은 열정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주루 코치지만 그의 역할은 경계가 없다. 야수들의 펑고를 직접 치고 수비 훈련까지 돕는 등 야수 파트 전반에 걸쳐 힘을 보탠다. 스포츠서울과 만난 조 코치는 “1군 코치 생활 11년째인데, 올해 캠프가 역대 가장 힘든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팀을 옮기며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진 탓도 있겠지만, 선수 개개인의 성장을 위해 에너지를 쏟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기량이 느는 선수들을 보면 기분도 좋고, 피로가 싹 가신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가 진단한 롯데의 해법은 ‘상대 수비에 압박하는 팀’이다. 조 코치는 “전준우나 고승민 등 주축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동안 롯데가 상대 팀에 ‘안 뛰고 못 뛰는 팀’으로 인식되어 수비수들에게 압박을 주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있더라”며 “도루 시도율과 성공률 모두 리그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발 빠른 선수뿐 아니라 발이 느린 선수들도 투수의 빈틈을 보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조 코치 특유의 정교한 주루 훈련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처음 해보는 훈련이 많다”, “그동안 몰랐던 세밀한 부분을 깨닫고 있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특히 조 코치는 빠른 투수의 견제에 대응하는 귀루 훈련, 애매한 타구 판단을 위한 스킵 동작 등 기초부터 심화까지 아우르는 훈련법을 도입했다.
조 코치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스스로 알고 하는 야구’다. 그는 “주자도 타자처럼 투수의 타이밍을 빼앗아야 한다. 선수들이 훈련을 통해 스스로 타이밍을 읽는 눈을 뜨게 하는 것이 최고의 코칭”이라며 “실수가 나오더라도 왜 안 됐는지 스스로 인지해야 발전이 있다. 내가 옆에 없어도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롯데에 정착시키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 코치의 열정은 선수들의 발을 움직이게 하고, 그 발은 팀의 승기를 가져온다. 타이난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 조재영 코치가 심고 있는 롯데 ‘기동력의 씨앗’이 사직구장에서 어떤 반전의 드라마가 만들어질까. 우선 현재로선 정말 기대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