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하나로 역사를 만들던 선수” 테런스 고어, 수술 합병증으로 비보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진 선수중 한명으로 기억될 테런스 고어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34세. ‘간단한 수술(simple procedure)’ 또는 ‘일상적인 수술(routine surgery)’로 알려진 의료 절차 도중 발생한 합병증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MLB닷컴과 USA투데이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8일(한국시간) 고어의 사망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아내 브리트니 고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이들도 무너졌다. 너무나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며 비보를 직접 알렸다. 브리트니는 해당 수술이 “간단한 시술이 될 예정이었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미국 언론들은 현재까지 고어가 받은 수술의 구체적인 종류나 부위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공통적으로 “routine surgery 이후 발생한 합병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의료 과실 여부보다는 예기치 못한 의학적 합병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뉴욕타임즈와 LA타임즈 등도 추가 보도에서 “젊고 건강한 전직 선수였기에 충격이 더 크다”는 MLB 관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고어는 기록보다 ‘순간’으로 이름을 남긴 선수였다. 2014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데뷔한 그는 메이저리그 8시즌 동안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6, 43도루를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그의 가치는 대주자로 나서는 그 순간 폭발했다. 데뷔전에서 곧바로 도루에 성공했고, 주루 하나로 흐름을 바꾸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냈다.

무엇보다도 고어의 커리어를 상징하는 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3개다.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2020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특히 상대가 그의 도루를 알고도 막지 못할 만큼, 가을야구에서 그는 ‘비밀 병기’였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구단은 성명을 통해 “구단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을 잃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데이턴 무어 전 단장은 “다리로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선수였다. 우리가 찾던 완벽한 유형”이라고 회상했다. 에릭 호스머는 “우리 모두의 남동생 같던 존재”라며 고어를 떠올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가장 자신감 넘치는 도루 전문가였다”고 추모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