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오리지널 드라마와 예능 중심이던 전략에서 벗어나, 실시간 콘텐츠가 새로운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티빙이 있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를 중심으로 새로운 구조를 설계했다. 리그 중계권을 확보한 데 이어 야구 예능을 편성해 비시즌까지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축구를 축으로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 국가대표 A매치에 더해 F1, NBA, NFL 등 해외 스포츠까지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다.
넷플릭스는 올해부터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모든 주간·프리미엄 경기를 스트리밍하며 라이브 전략을 본격화했다. 정규 프로그램과 대형 이벤트를 모두 포함한 구성이다. 다시보기 서비스는 물론, 향후 아카이브를 활용한 단독 콘텐츠 제작까지 예고했다. 3월 대규모 컴백이 예정된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도 넷플릭스가 생중계한다. 단일 가수의 공연 실시간 송출은 넷플릭스 사상 최초다.

문제는 이 흐름이 더 확장될 경우다. OTT가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까지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보편적 시청권’ 논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편적 시청권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이벤트를 누구나 차별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대표팀 경기와 같은 메가 이벤트는 사회 통합과 공공적 효용을 지닌 문화적 공공재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특정 유료 플랫폼에 독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가 제도의 근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방송법 개정을 통해 보편적 시청권 개념이 도입됐다. 유료방송의 중계권 독점을 견제하고, 국민 다수가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자는 취지였다. 현재도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단독 중계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가구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
OTT는 접근성이 넓다는 점에서 기존 유료방송과는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입과 결제를 전제로 하는 구조인 만큼, 무료 시청이 보장되는 지상파와 동일 선상에 놓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OTT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시청권의 범위와 기준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라이브는 OTT의 성장 동력이다. 동시에 공공성과 시장 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스포츠 생중계 확대가 산업의 진화로 이어질지, 또 다른 시청권 논쟁의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khd998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