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대만 곳곳에서 김치 표기 오류가 잇따라 확인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호텔 조식 코너에서는 김치를 ‘중국 반찬’으로 소개했고,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는 여전히 ‘파오차이’로 번역해 판매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대만을 다녀온 여행객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현지 김치 표기 실태를 공개했다. 그는 “최근 대만을 다녀온 여행객들이 제보를 해 줬는데 영어 및 중국어 표기가 잘못된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타이베이 시내 한 호텔 조식 코너에서는 김치를 ‘중국 반찬’으로 표기한 사례가 확인됐다. 영어로는 ‘Chinese Side Dishes’라고 소개돼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 교수는 “대만 곳곳의 대형 마트, 시장, 편의점 등에서도 김치를 ‘泡菜’(파오차이)로 잘못 번역하여 판매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치와 파오차이는 같은 음식이 아니다. 서 교수는 “한국의 ‘김치’와 중국의 ‘파오차이’는 엄연히 다른 음식”이라며 “중국은 김치의 원조가 파오차이고 자신들의 문화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다. 김치를 파오차이와 구분해 표기해야 한다는 기준을 분명히 한 것.
서 교수는 단순한 비난보다 정정 노력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들이 잘못 표기했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표기가 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홍보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김치 세계화’의 첫 걸음은 전 세계 곳곳의 잘못된 표기부터 바로 잡는 일”이라며 “표기 오류를 발견하게 되면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례는 김치 세계화가 단순한 수출이나 소비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름부터 바로 세우지 못하면 음식의 정체성과 문화적 뿌리까지 흐려질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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