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충격이 얼마나 컸으면…’

KIA 유격수 제리드 데일(26)의 KBO리그 시범경기 타격 성적이 심상치 않다.

한국 대표팀은 WBC 호주전 9회 초 데일의 결정적인 송구 실책을 발판으로 도쿄의 기적을 썼다. 반면 데일은 자국 호주의 8강 진출 실패에 고개 숙였다. KIA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수비는 정말 믿음직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데일은 아픔을 뒤로한 채 소속팀 KIA에 복귀해 지난 13일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9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115(26타수 3안타)로 방망이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WBC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조별리그 4경기에서 타율 0.267(15타수 4안타)를 적으며 팀 내 3위로 나쁘지 않았다.

KIA 이범호 감독은 선두타자의 짐을 덜어주고자 22일 두산전에서는 9번으로 타순을 내렸으나 또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KIA는 2025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박찬호가 두산으로 떠나자 주전 유격수 공백을 메우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 쿼터로 내야수를 뽑았다. 그만큼 기대가 컸으나 시범경기 부진이 깊어지며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KIA 내야수 2026 KBO리그 시범경기 성적 (22일 현재)

박민 10경기 타율 0.400 2홈런 9타점

정현창 10경기 타율 0.278 1홈런 6타점 1실책

윤도현 10경기 타율 0.206 3홈런 7타점

데일 9경기 타율 0.115 0홈런 0타점

김규성 10경기 타율 0.083 0홈런 1타점 1실책

게다가 젊은 내야 자원인 박민(25) 정현창(20) 윤도현(23)이 나란히 시범경기에서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6순위)로 지명된 박민은 10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0.400, 2홈런 9타점으로 팀 내 타격·타점 1위를 기록하며 가장 핫한 타자가 됐다.

지난 시즌 중 NC와의 3대3 트레이드 때 데려온 정현창 역시 타율 0.278, 1홈런 6타점으로 쏠쏠한 타격 솜씨를 뽐내고 있다.

고교 시절 김도영 라이벌 윤도현도 타율은 비록 0.206지만 3홈런 7타점으로 지난 시즌에 이어 장타력을 증명하고 있다.

기존 내야수의 각성으로 주전 경쟁이 치열해지자 부진한 데일에게 화살이 날아든다. ‘굳이 아시아 쿼터로 유격수를 뽑아야 했느냐’는 KIA 팬의 뒷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데일이 WBC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이범호 감독의 ‘주전 유격수-1번 타자 데일’ 구상도 꼬일 수밖에 없다.

KBO리그 개막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데일의 반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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