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강윤식 기자] “아직 할 수 있다는 거 보여준 것 같다.”

키움 박진형(32)이 5년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상대가 공교롭게도 친정팀 롯데다. 경기장도 사직구장이었다. 지금 소속팀인 키움 팬들은 물론이고, 전 소속팀 롯데 팬들에게도 아직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키움이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전에서 6-5로 이겼다. 연장 접전 끝에 전날 패배를 설욕한 키움은 10위 롯데와 차이를 2경기로 벌렸다.

연장까지 가는 쉽지 않은 승부였다. 박진형은 경기 막판인 9회말 등판해 10회말까지 2이닝을 책임졌다. 실점은 없다. 팀이 연장 11회초 점수를 내 승리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 소속이던 2021년 4월21일 사직 두산전 이후 1834일 만에 올린 승이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박진형은 “위기였다. 그런데 2이닝 막아서 승리투수가 돼 기쁘다. 5년 만에 승리투수라는 건 사실 아무렇지 않다. 그냥 팀이 이긴 게 기분 좋다”고 힘줘 말했다.

2015년 처음 KBO리그 데뷔한 박진형은 지난해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러나 2025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에 풀렸고, 올해 키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사직구장에서 올린 승에 기분이 묘할 수밖에 없다.

박진형은 “여기(사직구장)서 맞았으면 조금 많이 슬펐을 것 같다. 그런데 롯데 상대로 이렇게 이기다 보니까 더 뜻깊은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조금 기분이 이상하긴 하다. 키움에 왔고 키움 팬들은 물론이고, 롯데 팬들에게도 아직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그래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날 경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0회말 한태양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때다. 박진형은 “마지막에 (한)태양이 잡은 게 짜릿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지려고 했다. 그게 잘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아마 내일 롯데 더그아웃에 가면 맞을 것 같은데요”라는 농담을 던졌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