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우리 순이’ 미쳤나봐요.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담장을 훌쩍 넘기자 두산 김원형 감독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프로 2년 차 두산 내야수 박준순(20)이 지난 13일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구단 역사상 최연소(19세 10개월) 기록을 쓰며 ‘헤라클레스’ 심정수(51·종전 20세 1개월 2일)를 소환했다. 심정수는 통산 홈런 328개를 친 두산 출신 레전드로, 그 역시 2년 차에 거포 본능을 드러냈다.
박준순은 KBO리그 전체로 보면 최진행(41·전 한화·은퇴), 강백호(27·한화), 김태균(44·전 한화·은퇴)에 이은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곰 군단 3번 타자 자리를 당당히 꿰찬 박준순의 올 시즌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13일 현재 37경기에 나가 타율 0.329(11위) OPS 0.914, 6홈런(공동 12위) 27타점(공동 11위)을 적었다. 타율, 홈런, 타점 모두 팀 내 1위다. 데뷔 해인 2025시즌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 OPS 0.686였는데 폭풍 성장했다. 이미 지난 시즌 기록한 4홈런 19타점을 넘어섰다.
이진영 1·2군 총괄 타격코치의 도움이 컸다. 이 코치의 세밀한 지도를 받으며 지나치게 공격적인 스윙 성향과 선구안 약점을 극복해내고 있다.
붙박이 2루수를 맡으면서 수비도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 시즌 실책 24개였는데 올 시즌은 4개뿐이다.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강한 멘털로 툭툭 털고 일어났다.

박준순은 2025시즌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야수 전체 1순위로 원래 잘했던 선수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그를 지명한 뒤 “우리 팀 향후 20년을 책임질 선수”라고 했다.
내야의 미래로 꼽히던 선수가 어느새 두산의 얼굴이 돼간다.
감독마저 놀란 그의 미친 활약 덕분에 바닥을 맴돌던 두산이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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