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김도영의 2026시즌

“머릿속에 천사와 악마가 싸워”

긍정과 부정의 대결, 아직은 부정이 강해

24김도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중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이쯤 되면 '음유시인'이라 불러도 될 듯하다. 복잡한 머릿속을 설명하는데 비유가 절묘하다. 천사와 악마가 등장했다. 긍정과 부정이 계속 싸우고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천사가 이기는 게 좋다.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는 점이 고민이다.

김도영은 올시즌 49경기, 타율 0.274, 13홈런 41타점, 출루율 0.377, 장타율 0.553, OPS 0.930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 0.370에 달한다. 분명 잘하고 있다.

대신 언제나 '24김도영'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2024년 김도영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OPS 1.067 기록했다. 정규시즌 MVP를 품었다. 그야말로 리그를 지배했다.

그때처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신 타격감이 오롯이 올라오지 않는 모양새다. 김도영은 "시즌 초반부터 놓친 공이 너무 많다"며 "지금도 감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안 좋은 걸 부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신의 마인드 상태도 털어놨다. "머릿속에 천사와 악마가 있다면, 천사가 긍정적인 생각이고, 악마가 부정적인 생각이다. 항상 악마가 계속 이기고 있다"며 "악마가 더 생기지 않으면 감이 올라왔다는 뜻도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무언가 말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메커니즘 문제도 있다. 잡는 중이다. 그게 잡히면 천사가 압승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길게 쉬었다. 그러면서 원래 내 것이 리셋된 느낌이다"고 덧붙였다.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리그 홈런 1위다. 장타율도 4위 달린다. 타율도 2할 초반까지 내려갔다가 많이 올렸다. 한창 좋을 때 모습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스스로 힌트도 찾고 있다. 현재 머릿속이 복잡한 상태다. 답은 '단순화'다. 26일 키움전에서 실마리를 발견했다. 안우진 상대로 안타를 때렸다. 경기 후반에는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도 날렸다.

김도영은 "안우진 선배님 공이 너무 좋다. 최근 내가 안 좋기는 했는데, 그냥 단순하게 접근했다. 빠른 공에 타이밍 잡고, 늦지 말자는 생각만 했다. 그러면서 안타가 나왔다"고 짚었다.

이어 "2루타 때도 마찬가지다. 그냥 단순하게 했다. 결과도 잘 나왔다. 아직은 이 안타가 어떤 계기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계속 노력 중이다. 홈런 1위라 장타 욕심이 나도 모르게 나왔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좋지 않았다. 내 플레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괜히 '슈퍼스타'가 아니다. 21세 나이에 리그를 지배했다. 부침을 겪는다고 하지만, 아직 23살이다. 앞길이 창창하다. 좋아지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 하루빨리 천사와 한 편이 돼야 한다. 그러면 다시 MVP 모드로 돌아올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