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올해 가장 바쁜 배우를 꼽으라면 윤경호, 최대훈, 오정세의 이름을 빼놓기 어렵다. 작품이 공개될 때마다 화제를 모으고, 캐릭터 하나만으로 유행어와 ‘밈’을 탄생시키며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요즘 콘텐츠 시장에는 이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윤경호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에서 항문외과 과장 한유림 역을 맡아 ‘유림핑’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자칫 밉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특유의 생활 연기로 소화하며 작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영화 ‘좀비딸’ 홍보 과정에서 출연한 웹예능 ‘핑계고’에서는 예상치 못한 ‘투머치토커’ 면모를 드러내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덕분에 작품 속에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만들고, 카메라 밖에서는 쉬지 않고 이야기를 쏟아내는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과 거리를 좁혔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윤경호는 올해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영화 ‘메소드연기’, ‘끝장수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2’, ‘남편들’, SBS 새 금토드라마 ‘김부장’까지 차기작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최대훈의 존재감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탄생한 ‘학~씨!’라는 유행어는 단순한 대사를 넘어 하나의 ‘밈’으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학씨 아저씨’로 불리며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린 최대훈은 이후에도 꾸준히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윤경호가 예능을 통해 친근함을 얻었다면 최대훈은 철저히 작품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배우다. 최대훈은 캐릭터를 연기한다기보다 그 인물 자체가 된다. 최근 넷플릭스 ‘원더풀스’에서는 불평불만이 많지만 결국 정의의 편에 서는 지질한 신경질쟁이 손경훈 역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여기에 끈끈이 초능력까지 지닌 독특한 설정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앞으로 드라마 ‘김부장’과 디즈니+ ‘재혼황후’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정세도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보여준다. 오정세는 현재 영화 ‘와일드 씽’에서 39주 연속 음악방송 2위를 기록한 발라드 가수 최성곤 역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반쯤 얼굴을 가린 긴 앞머리와 장발, 세기말 감성을 고스란히 품은 ‘우윳빛깔’ 최성곤은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오정세는 코미디 영화 더불어 MBC 금토드라마 ‘오십프로’에서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고,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는 현실에 있을 법한 영화감독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세 배우의 공통점은 이미 본업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점이다. 코믹한 캐릭터를 맡더라도 과장된 설정 속에서 현실감을 부여하고 관객과 시청자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처럼 받아들이게 한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작품 밖 이미지다. 윤경호는 친근한 수다쟁이, 최대훈은 수줍고 담백한 배우, 오정세는 차분하고 진중한 배우의 모습으로 대중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다. 작품 속 강렬한 캐릭터와 현실 속 소탈한 모습의 간극이 오히려 호감으로 이어진다.
미남, 미녀 스타들이 쏟아지는 시대에도 윤경호, 최대훈, 오정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화려한 외모나 스타성보다 탄탄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존재감을 증명해온 배우들이다. 작품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면서도 늘 믿고 볼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는 점이 이들의 가장 큰 무기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