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도루까지 3개만 남았는데…이용규, 순찰차까지 들이받았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이용규(40)의 마지막은 씁쓸하다. 역대 6번째 400도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음주운전 사고로 20년 프로야구 인생에서 불명예 퇴장한다.

12일 SBS가 공개한 사고 현장 영상은 충격적이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경기 구리시의 한 도로. CCTV에는 이용규가 몰던 흰색 포르쉐 승용차가 적색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를 빠르게 통과하는 모습이 담겼다. 잠시 뒤 큰 충돌음이 들렸고, 주변 시민들이 놀라 사고 방향을 가리키는 장면도 포착됐다.

목격자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콰장’, ‘쾅쾅’ 하는 큰 소리가 났다. 도로변이 차 부속품으로 널브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현장은 말 그대로 처참하다. 포르쉐는 운전석 측면과 전면부가 크게 파손됐고, 에어백이 전개됐다. 뒷유리 역시 완전히 깨져 내부가 드러날 정도였다. 차량 형체를 온전히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찌그러진 모습이다.

경찰은 이용규가 적색 신호에 직진하다 맞은편에서 정상 신호에 따라 유턴하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갓길에 정차 중이던 경찰 순찰차까지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유턴 차량에 탑승한 60대 남성과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1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직후 측정된 이용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그는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용규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사고 직후 이용규는 구단에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키움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용규 플레잉코치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책임을 통감해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구단은 이를 수용하며 사실상 은퇴를 공식화했다.

이용규는 KBO리그 통산 2140안타, 397도루를 기록하며 역대 6번째 400도루까지 단 3개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은퇴식까지 검토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