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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오른쪽). 출처 | 위건 페이스북

수원-전북이 명승부를 펼친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엔 A매치와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휴식 중인 유럽파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수비수로 한 시즌을 소화한 김진수가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를 찾았고, 카타르 알사드에서 5년 째 뛰고 있는 이정수도 모처럼 친정팀 홈구장을 방문했다. 포르투갈 1부리그 비토리아 세투발 스트라이커 석현준, 잉글랜드 2부 위건 애슬레틱과의 계약을 끝낸 뒤 최근 기초군사훈련을 다녀온 김보경도 두 팀 대결을 보기 위해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선수는 김보경이다. 김진수와 이정수 석현준이 현 소속팀과 계약 관계에 있는 반면 김보경은 자유이적 신분을 획득해 새 둥지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위건(잉글랜드)과 6개월 단기계약을 맺은 그는 위건이 다음 시즌 리그1(3부)으로 강등되면서 새 팀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보경 에이전트 측은 당초 이 달 안에 그의 행선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금은 약간 소강 상태를 맞고 있다. 김보경 측은 “내달 20일까지는 결정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프리미어리그가 8월8일 개막하기 때문에 7월 중순까지 팀을 구하면 거기에 맞춰 프리시즌 경기를 뛰고 2015~2016시즌에 돌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김보경이 국내 한 구단에서 몸 만들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그가 훈련하고 있는 곳은 수도권 명문 수원으로, 지난 주부터 서정원 수원 감독 허락을 얻어 수원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진행 중이다. 유럽파 선수가 수원 클럽하우스를 찾아 운동하기는 지난 2009년 박지성 이후 김보경이 두 번째. 수원 측은 “기성용이 서울에 가는 것처럼 많은 선수들이 친정팀에 가서 프리시즌 캠프 직전 훈련을 한다. 우리도 이정수 등이 합류하곤 했다. 그런데 김보경은 일본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다보니 연고를 갖고 있는 팀이 없다”며 “다만 김보경이 왜 수원에 와서 운동하는 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축구계에선 박지성과 윤석영 김보경 등 잉글랜드에서 생활했던 선수들이 친분을 유지하다보니 수원과 연락이 닿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보경이 수원과 훈련하면서, 수원 등 국내 K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솔솔 불거지고 있다. 김보경의 경우, 이적료도 없기 때문에 연봉이나 출전 조건 등만 맞아떨어지면 K리그행도 가능하다. 김보경도 평소 “K리그에서 한 번은 뛰고 싶다”는 말을 곧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그에게 훈련 기회를 준 수원도 관심은 갖고 있는 눈치다. 좌우 날개와 중원 등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할 수 있어 수원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수원 측이 2년 전부터 인건비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화되기엔 난관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수원 측도 “금전적인 면에서 차이가 크다”고 했다. 김보경 측도 일단 문은 열어놨다. “유럽에서 뛰는 것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으나, 한국에서 플레이할 확률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