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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조용한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광주FC는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특히 신인 골키퍼 윤보상(23)은 최후방을 지키는 수문장으로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는 20대 초반이지만 굴곡진 축구 인생을 거쳐 이 자리까지 올랐다. 윤보상은 동료들보다 한참 늦은 중학교 3학년에서야 축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축구가 좋아서 1년 유급을 결정했고, 결국 고교 3학년때는 나이 제한에 걸려 1년 동안 골키퍼 장갑을 내려놓고 일반 학생의 삶을 살았다. 그는 “그때는 정말 축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고3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다보니 대학 진학에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수술대에 오른 것도 여러번이다. 지금도 새끼 발가락에는 피로골절 수술 당시에 박아놓은 핀이 그대로 남아있다. 울산대 출신인 윤보상은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허리, 다리, 발가락 등을 다쳤다. 아프지 않고 길게 뛰어본 적이 거의 없다. 난 축구가 아니면 안된다는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에 몸이 성할 날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 절박함이 프로 무대 러브콜로 이어졌다. 그를 대학에서 가르친 유상철 울산대 감독은 “광주 구단이 보상이를 원하길래 ‘그러면 정식 오퍼를 내달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다음 날 문서를 갖고 와서 진정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경기에 출전하는 11명의 포지션 중에서 경험이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골키퍼다. 그로 인해 신인 GK는 프로 첫 시즌에 데뷔 경기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윤보상도 데뷔시즌을 앞두고 출전에 대한 마음을 비웠다. 그는 “사실 올시즌 전반기에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윤보상은 지난 6라운드 전남과의 리그 원정경기에서 깜짝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데뷔전에서 스테보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맹활약을 펼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광주의 주전 GK 경쟁에 불을 당겼다.
윤보상은 경기 출전 수가 많아질수록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는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치면서 팀의 올시즌 첫 3연승을 이끌었다. 윤보상은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더 어렵고 힘들다”라면서 “대학때와 비교해서 볼 스피드, 경기 템포 등이 다르다. 동계훈련부터 프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했다. 지금도 계속 연구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보상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경기 출전을 데뷔시즌 목표로 삼았다. 그는 리그 일정이 30%가량 소화한 시점에서 6경기(4실점)에 출전해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윤보상은 “이제 프로생활을 6개월정도 한 신인 선수다. 초심을 잃지 않고, 간절함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내 목표다. 광주에서 뛰는 윤보상이라는 골키퍼가 신인이지만 자신감이 있고, 팀을 위해 몸사리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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