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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대한민국 소방관은 매년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직업 1위로 꼽히지만 그에 맞는 처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스타들이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소방관 GO 챌린지’ 캠페인에 잇따라 참여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아이스버킷 챌린지 열풍이 불었습니다.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미국에서부터 전세계로 확장됐고, 국내 연예인들의 릴레이 참여와 기부가 이어져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3년이 지난 2017년, 국내판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탄생했습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얼음물을 뒤집어 쓰며 루게릭병 환자를 조금이나마 공감하고자 했다면 소방관 GO 챌린지는 베이킹소다나 밀가루 등 소화분말을 온 몸에 뒤집어쓰며 소방관 업무를 간접 체험하는 캠페인입니다.
소방관 GO 챌린지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1년 가까이 계류 중인 일명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정치권에서 시작됐습니다.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은 소방공무원의 98.8%를 차지하는 지방직을 국가직으로 전환, 국가직속의 소방청을 설립 하는 등의 6개 법률안으로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의원 발의했습니다.
이재정 의원이 시작한 소방관GO 챌린지는 같은당 박주민 의원에 이어 표창원 의원이 가수 이승환을 지목하며 정치권에서 연예계로 넘어왔습니다. 이후에는 정우성, 류준열, 김의성, 유지태, 조우진, 이동휘, 김재영 등이 참여했고 최근에는 한지민의 추천을 받은 김혜수가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쓴 후 박보검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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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의 자발적인 참여에는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전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전국 소방공무원 정원은 4만4293명 중 화재 진압ㆍ구조ㆍ구급 현장 인력은 3만2460명에 불과합니다. 이는 정부기준 준 5만1714명 보다도 1만9254명이나 부족한 수치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현장 소방 인력 1인당 국민수는 1570명으로 1000명 안팎인 선진국보다 50% 정도 많아 업무 대비 인력이 적다 보니 근무환경은 주당 3교대 기준으로 50시간이 넘어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노후화된 장비와 사입 구입 등 소방관이 처한 환경은 굉장히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스버킷’은 전세계적인 열풍은 참가자에 비해 기부자의 수가 극히 적었음에도 1억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모았고 그보다 루게릭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라는 의미 깊은 변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오히려 소방관 GO 챌린지는 기부나 다른 금전적인 조건이 없기에 캠페인 자체로 더 큰 화제성과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시작됐지만 정치색을 떠나 연예계까지 퍼진 소방관 GO 챌린지가 제2의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되어 부디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 통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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