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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빙속 삼총사’의 활약이 펼쳐질까.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스타들이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체제에 돌입했다. 남녀 단거리 강자인 모태범(대한항공)과 이상화(스포츠토토), 장거리 최강인 이승훈(대한항공)은 각자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를 올림픽 출전을 위해 막판 담금질을 시작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를 통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어낸다면 평창에서 또 한 번의 금빛 레이스를 펼쳐보일 수 있다. 대표팀이 지난 23일 소집된 가운데 ‘빙속 삼총사’는 24일 서울시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나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각오를 전했다.
◇경쟁상대는 이상화 자신,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레이스를 위해어느덧 네 번째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는 이상화는 지난 2010 밴쿠버 대회와 2014 소치 대회에서 연달아 여자 500m를 제패하며 ‘빙속 여제’로 우뚝 섰다. 올림픽 3연패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지난해 당한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었다. 그사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기록을 단축하며 지난 2월 ISU 종목별세계선수권대회와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이상화를 2위로 밀어냈다. 하지만 이상화는 부상에서 회복했고, 자신의 기록을 되찾아가고 있는 만큼 고다이라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생각을 확고히 했다. 그보다는 지난 시즌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억을 지우고 만족스러운 레이스를 준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상화는 “그 선수(고다이라)를 의식하진 않는다. 지난해 제가 몸이 안 좋았을 때도 그 선수가 그렇게 빠르다고 느끼지 않았다. 저만의 완벽한 레이스를 해낸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서 “밴쿠버와 소치에서는 한 치의 실수도 없었는데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인해 큰 실수가 많았다. 전체적인 레이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걸 만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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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아픔은 없다. 인내하며 버텨낸 ‘모터범’의 부활
모태범은 밴쿠버 대회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따낸 이후 소치 대회에서 500m 4위, 1000m 12위에 그치며 슬럼프를 겪었다. 그 스스로도 “지난 3년 정도의 시간동안 몸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슬럼프를 겪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소치 대회 이후 양팔에 문신을 새겨넣었다. 라틴어로 오른팔에는 ‘Acta Non Verba’(말 대신 행동으로), 왼팔에는 ‘Sustine et abstine’(참아라 그리고 절제하라)고 적어넣었다. 말을 앞세우지 말고 조급해하지 않으며 자신의 길에 충실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모태범은 “지금은 지난해에 비해 몸상태가 좋아서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자신감도 늘었고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지기 싫어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마음의 짐을 하나쯤은 내려놓은 모습이었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그는 “소치올림픽 때는 아쉬운 차이로 4위에 그쳤다. 운동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데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그 때는 많이 아쉬웠지만 벌써 4년 가까이 지난 일”이라며 “이제는 새로운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다가오는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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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프 데 용 코치 날개 단 이승훈, 가장 높은 곳으로 날아오른다.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 등 장거리에서 세계정상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이승훈은 힘겹게 경쟁을 벌였던 네덜란드 출신 보프 데 용 코치가 대표팀에 가세하면서 더 힘을 받게 됐다. 경기력 향상을 위한 코칭뿐 아니라 경쟁자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이승훈이 더욱 자신있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경쟁자에서 한 팀이 된 것이 신기하다. 선수시절 많이 보고 배웠는데 직접 코칭을 받게 돼 기쁘다.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서 올림픽을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프 더 용 코치는 “힘있게 코너에서 나오면 직선에서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직선 코스에서의 글라이딩을 중점적으로 코칭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쇼트트랙 훈련을 통해 지구력을 늘려 체구좋은 유럽선수들과 상대할 힘을 키워주고 있다. 보프 데 용 코치는 “이제는 같은 팀이 돼서 다른 국가의 선수들을 이긴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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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뿐 아니다. 각자의 꿈이 함께 달린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많은 빙속 대표 선수들이 남은 기간 구슬땀을 흘린다. 여자 500m는 이상화를 비롯해 김현영(성남시청) 김민선(서문여고) 박승희(스포츠토토)가 출전한다. 이상화 김현영 박승희는 1000m에도 나선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는 “아직 스피드 스케이팅을 배워가는 단계인 제게는 큰 도전”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여자 1500m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전 쇼트트랙 대표팀 고(故) 노진규의 친누나인 노선영(콜핑팀)과 김보름(강원도청)이 출전한다. 장거리 강자로 떠오른 김보름은 박지우(한국체대)와 함께 여자 3000m와 5000m에도 도전한다. 김보름은 “4번의 월드컵을 통해 올림픽 구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부 500m는 모태범을 비롯해 김태윤(서울시청)과 차민규(동두천시청)가 나선다. 장원훈(의정부시청)과 정재웅(동북고)은 1000m에 도전한다. 1500m에선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 ‘괴물 고교생’ 김민석(평촌고), 주형준(동두천시청)이 나선다. 이승훈과 함께 팀 추월에도 참가하는 김민석은 “첫 올림픽이 될 수 있는 평창대회를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5000m와 1만m, 팀 추월에 나서는 정재원은 정재웅의 동생으로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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