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최민지 인턴기자] 가요계에서 뉴이스트가 '중고 신인'의 반란을 일으켰다면 충무로엔 최희서가 있다. 8년 무명의 설움을 딛고 '대종상' 2관왕을 차지하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최희서는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박열'로 신인여자배우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 수상했다.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악녀' 김옥빈, '장산범' 염정아, '어느날' 천우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일궈낸 결과였다.
영화 시상식에서 한 배우가 신인상과 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희서의 2관왕은 다소 파격적이긴 하나 '박열'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수상 가치가 충분했다.
'박열'에서 최희서가 맡은 기네코 후미코는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으로서 일본의 제국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당당하지만 그 이면엔 어린 시절 학대당했던 아픔을 지니고 있다.
첫 주연작임에도 불구, 최희서는 후미코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실존 인물인 후미코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자서전이나 평전을 읽어가며 그의 삶에 녹아들었고, 뛰어난 일본어 실력에 어눌한 한국어 발음까지 완벽하게 구현하며 관객들에게 일본 배우라는 착각을 안길 정도였다.
최희서는 이준익 감독의 전작 '동주'(2016)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사실 그는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로 데뷔한 중고신인이다. 이후 독립영화와 연극을 통해 연기력을 갈고닦았고, 그 내공은 마침내 '박열'에서 빛을 발했다.
대종상 2관왕은 8년 동안 묵묵히 쌓아온 실력의 결과물. 중고신인의 설움을 털어버린 최희서의 꽃길은 이제부터다.
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