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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지난해 9월 미디어데이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 기자]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3주 앞두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이 발생했다.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1)가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을 당했다. 전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물론이고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된다. 개최국 이미지 훼손도 피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4년마다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다.

심석희는 지난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을 이탈해 18일 복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수촌을 방문해 격려하는 자리에 주장인 심석희가 없었다. 대한빙상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심석희는 코치에게 손찌검을 당했다. 모욕적인 일을 겪은 심석희는 자존심이 상했고, 우발적으로 선수촌을 떠났다. 이 코치와 심석희는 10년 동안 함께한 인연으로 알려져 있어 더 큰 충격을 남겼다. 연맹은 해당 코치를 직무 정지시키고 박세우 경기이사를 코치로 투입하며 사건을 진화했다. 심석희를 복귀시키는 게 가장 중요했던 만큼 신속하게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쇼트트랙 대표팀이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파문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올림픽이 열리는 4년마다 사건이 터진다. 2014년 소치 대회 때는 장비 담당 코치가 전 소속팀에서의 성추행 사건에 연루됐다. 결국 직무 정지됐고, 교체됐다.

앞선 대회에서는 고질적인 파벌 논란이 문제였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는 파벌에 따라 훈련을 따로 실시한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졌다. 가까스로 봉합해 안현수가 3관왕에 올랐지만 내부의 잡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세계쇼트트랙선수권 대회 이후 안현수의 아버지가 연맹 관계자를 폭행하며 사건이 더 커졌다. 충격적인 사건에도 파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2010년 밴쿠버 대회를 거치면서 파국으로 치닫았다. 같은 파벌 선수끼리 밀어주는 ‘짬짜미 사건’이 알려져 해당 선수들이 1년 이상의 자격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대표선발전 방식이 바뀌었고,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를 촉발했다. 이후에도 선수 사이의 폭행, 음주 추태, 불법도박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쇼트트랙 대표팀 사이에서 이어졌다.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 효자 종목이다. 한국은 쇼트트랙에서만 통산 4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통산 1위다. 중국(30개)에 크게 앞선다. 금메달 숫자도 21개로 가장 많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파문으로 인해 이미지는 점점 훼손되고 있다. 심석희 손찌검 사건을 계기로 쇼트트랙 대표팀의 위상은 다시 한 번 추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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