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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스물여섯이 되면 뭔가 달라질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배우 유승호는 여전히 앳된 외모가 20대 중반이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이미 군복무도 마치고 어엿한 성인이지만, 친구들과 술집을 찾을때 신분증을 제시해야하는 상황들이 여전히 벌어지곤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MBC 수목극 ‘로봇이 아니야’에서 채수빈과 예쁜 사랑을 그리며 여심을 들뜨게 한 ‘오빠’였다.
-‘로봇이 아니야’에 욕심이 컸다고 들었다. 끝낸 소감은 어떤가.제가 찍었지만 솔직히 너무 재밌고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대 시청률은 잘 이해가 안된다. 저희끼리 ‘이 3%의 시청자들이 상위 3%다, 우리를 알아봐준 시청자들 VIP 3%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드라마 현장은 시청률 30% 뺨치는 현장 분위기였다. 시청률만 빼면 모든게 완벽했다.
-첫 로코였다.처음해 보는데 재밌었다. 처음에는 멜로가 거의 없다가 나중에 진행됐다. 내가 정말 친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만 나오는 행동이 나중에 나도 모르게 나오더라. 내가 진짜 민규가 되어서 지아(채수빈 분)를 사랑하고 아끼는구나 싶었다. 애교라든지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만 하는 행동들이 있다. 지아와 식탁에서 하는 키스신 전 쇼파에서 밥해달라고, 가지말라고 하는 행동들이 그랬다. 그게 저도 모르게 현장에서 나오기가 쉬웠을까 싶었다. 그만큼 현장이 편했고, 지아를 많이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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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신도 많았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뽀뽀 정도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키스가 아니었다. 진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어른들의 동화같은 이야기라 아름답고 예쁘게 그리고 싶어서 그랬는데, 두번째 키스신 지나고 나서 감독님이 ‘시청자들이 난리가 났다’고 해서 급하게 추가해서 찍은게 식탁 키스신이었다. 당일날 감독님이 밤사이 문자로 숙제를 주셨다. ‘오늘 키스신 어떻게 찍을지 생각좀 해줄것’ 하고 와있었다. 수빈에게도 똑같이 감독님이 문자를 했다. 보통은 남자가 여자를 들어서 식탁에 앉혀서 하는데, 나는 반대로 앉아서 하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제가 수빈이 끌어안아서 할게요’ 했다. 거기에 감독도 좋다고, 오케이 해주셔서 그런 키스신이 나왔다. 진하게 했다.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라. 그런걸 원하셨나보다. 수빈씨에게도 내가 아이디어 내라고 했더니, 자기는 잘 모르겠다고 해서 ‘뭘 몰라’ 했다. 제 아이디어였다.
-엄청난 동안이다. 채수빈이 오빠라고 부르는게 어색하다. 그래도 점점 나이와 시선의 갭이 줄고 있는거 같나.전혀 안 주는 것 같다. 내가 이제 스물여섯이다. 뭐든지 다 해도 되는 나이인데도 실제는 전혀 아니다. 여전히 술 마시러 가도 민증 보여달라고 한다. 내가 옛날에 생각했던 스물여섯은 이게 아닌데, 난 아직도 옛날에 머물러 있는 사람인거 같다.
-그럼 지금은 서른을 기대하나.계속해서 생각한다. 언젠가는 내가 달라지지 않을까. 성숙해지고 생각하는거나 모든 일에 있어서 좀더 노련해질 수 있지 않을까. 다른 배우들처럼. 그런데 나는 여전히 긴장하고 사람만나면 떨고 그런다. ‘나는 왜 그러지, 성격인가’ 그런다.
-아역배우로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어도 여전히 사람 만나는게 스트레스인가.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엄청 혐오할 정도로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식까지는 아니지만 예의를 차리면서 사람을 대하는 것 같다. 선을 긋는거다.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나.그런 경험도 있고, 이별하는것도 싫다. 언제든 ‘바이바이’ 해도 그럴 수 있는 사이일 수 있게 하는 거다.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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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을거다. 이제 내년이면 데뷔 20년차이지 않나.
나의 장점은 그냥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는거 같다. 뭐가 딱히 있는거 같진 않다. 나는 진심으로 아무 생각이 없는데, 그 눈빛에 슬픔이 있고 외로움이 있다고 하는데 그걸 내 장점이라고 해야할까보다. 난 그냥 학교 다닐 때부터 똑같다. 잘 못해도, 열심히 하고, 잘 하고 싶고,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대충 연기하는 배우는 되지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릴땐 정확히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알게 됐다. 이번에도 이렇게 멜로를 느낄지 몰랐는데 진심으로 연기하면 되는 것 같다. 평소 제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는 행동이 튀어나올수 있었다는건, 지아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진심으로 느꼈으니까 그런 행동이 나올 수있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진심으로 연기하고 흉내만 내는건 안했으면 한다.
-올해 목표나 다음 작품 계획은.원래는 매해 목표를 세웠는데, 단 한 번도 지킨적이 없어서 이제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려고 한다. 작품은 멜로와 사극 말고 다른 걸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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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