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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배우 윤시윤이 동료 배우들에게 ‘대군’ 흥행의 공을 돌렸다. 나 하나가 잘해서 이뤄진 게 아닌 배우, 제작진의 ‘앙상블’을 통해 예상 밖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깨달은 것을 전했다.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갖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그들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의 기록을 담은 드라마다. 윤시윤은 극중 이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휘는 왕위 계승 서열 3위로 왕위를 노리는 이강(주상욱)과 맞서싸우면서도 사랑하는 여자 자현(진세연)과 애절한 멜로를 그려 호평을 이끌었다.

극에서는 갈등과 증오, 연민 등 복잡한 감정으로 얽혀있던 배우들이었지만 촬영 현장은 칭찬으로 가득했다. “다른 모든 배우들도 좋았지만 주상욱, 진세연의 연기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촬영장에서 낯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항상 서로의 연기를 칭찬했다. ‘이 장면 너무 좋았다’ ‘왜 그렇게 멋있냐’ ‘이 컷 너무 예쁘다’ 등 계속 서로를 띄워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는 진세연과 옥중에서 눈물을 흘렸던 신을 꼽았다. “이 친구와 연기하면서 재밌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손을 잡고 손에 뽀뽀를 하는 신인데 촬영 때는 그냥 손만 꼭 잡았다. 그 신이 참 예쁘게 나온 거 같다. 진세연은 맑고 밝은 친구다. 거칠고 힘든 장면 뒤에 진세연이 꽃이 흩날리는 나무 아래서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바라보는 거 자체로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겨울 같은 사람이라면 진세연은 봄 같은 사람이다. 마지막 회에서도 밝은 부분이 나오는데 그 모습이 참 좋았다”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사랑의 결실을 이뤘지만 그럼에도 갈등 요소가 많아 로맨스 꽃길을 걷기 힘들었다. 현대극에서 다시 만나는 건 어떠냐는 질문에 윤시윤은 “오히려 반대되는 얘기를 많이 했다”라며 “우리가 주연배우로서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다. 후반부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우리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한 장면, 한 장면에서 집중해서 연기하자’고 했다. 우리에게 남은 신이 많지 않은데 나중에 힘들었던 것보다는 그 신이 생각이 날 거라고 이야기 했다. 그 친구나 저나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생각보다 지금의 인연에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윤시윤은 주상욱과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상욱의 매력 속에 빠진 모습이었다. “유쾌하기도 한데 남자답고 쿨하다. 과하지 않은데 말 한마디가 센스 있고 굉장히 멋있다. 그 지점들이 연기에도 나오더라. 임팩트 있게 연기하는 데도 과한 느낌이 없지 않나. 그게 주상욱이라는 배우만의 빛깔인 것 같다. 촬영이 모두 끝나고 인사하면서 상욱이 형에게 ‘형이랑 연기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대군’을 통해 성장된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2010년 KBS2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이미지를 쉽게 떨치기 힘들다. 김탁구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발목을 잡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뭘 해도 김탁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180도 바뀌는 연기를 빨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코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 모습은 그대로 보여드릴 생각을 하면서 변주를 해야 어느 순간 김탁구가 떨쳐지는 거였다. 내가 사랑받았던 지점을 부정하고 연기 변신만을 시도하는 건 건방진 태도라 생각한다. 어떤 것에 기뻐해 주셨는지 깨닫고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확 변해서 지금까지 행복하게 해줬던 모습을 잃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 그건 욕심이란 걸 알았다. 조금씩 변하다 보면 어느덧 180도 바뀐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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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고정 멤버로 합류해 해맑은 막내 ‘윤동구’ 캐릭터로 매주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윤시윤은 ‘1박 2일’에 대해 “영광스러운 자리”라며 “오래도록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4개월 동안은 ‘대군’과 촬영을 병행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윤시윤은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드라마와 ‘1박 2일’ 병행할 수 있는 열정과 체력이 아직까지 가지고 있다. 어느 순간 제가 몸을 사리거나 진정성 있게 임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하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1박 2일’을 평생 하고 싶다. 그냥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시청자들이 보기 싫을 때까지 보여드리고 싶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1시간만 자고 녹화를 하러 간 적도 있었는데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다가도 형들만 만나면 정말 놀게 된다. 카메라가 꺼져도 형들은 항상 똑같이 재밌다. 평소에도 회식을 자주 하고 밥을 같이 먹는다”

예능 캐릭터가 연기 생활에 방해되지 않냐는 우려에 “오히려 배우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된다. 드라마에서 예능의 모습이 나오면 그건 연기력의 문제다. 자기를 감추면 너무 티 나고 비호감으로 보인다. 형들이 옆에서 그렇게 장난을 치는데 가식적인 모습이 나올 수 없다. 원래 내 모습이 이렇다는 걸 보여주면서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러면서도 형들이 내 이미지를 챙겨주려고 보이지 않는 배려를 많이 해준다. 실제로는 어른스러운 형들이다”라고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보여지는 직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윤시윤은 작품을 끝낸 후 ‘정글의 법칙’ 촬영을 앞두고 있다. “워너원이랑 ‘정글의 법칙’ 같이 할 거라고 친구들한테 자랑했다”라고 웃었다. 자신에 앞서 ‘정글의 법칙’을 촬영했던 ‘1박 2일’ 멤버 정준영이 건넨 조언도 전했다. “힘들다고 하더라. ‘정글의 법칙’ 좋은 점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끝나고 샤워하러 갈 때 좋다’고 하더라. 군대 훈련소가 그렇지 않냐”라고 해맑게 대답했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데 거리낌이 없어 보였다. “여러가지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팬들하고 즐기는 시간이다. 작품이 끝나고 자연인 윤시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런 좋은 기회가 생겨서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좋다. 아직 나이도 젊고 언제 또 저를 불러주시겠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 모아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