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불법적인 자금 거래에 연루되거나 사생활 침해를 당하는 연예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7일 방송계에 따르면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소속 매니저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연락처를 담보로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 소속 연예인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빅플래닛메이드엔터 모회사인 원헌드레드 측은 16일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소속 매니저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연락처를 담보로 40여개 불법대부업체로부터 소액 대출을 받고 이를 갚지 못하자 불법대부업체들이 담보로 맡긴 전화번호로 연락,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지난 9월 30일 사채업자로부터 처음 연락받고 즉시 A씨를 사직 처리 했다. A씨 개인의 금전 문제로 사건이 일단락될 것이라 기대했으나 16일 불법대부업체가 다시 당사에 전화를 걸어와 욕설과 함께 A씨 대신 금전 문제를 해결할 것을 협박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사내 문제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고 파악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피해 사실을 전부 알려드리게 됐다”고 전했다.

A씨가 대부업체에 넘긴 전화번호는 약 1200여개로, 그 안에는 소속사 직원뿐 아니라 담당 연예인, 그동안 알고 지냈던 방송계를 포함한 연예 관계자들, 타 소속사 연예인, 매니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헌드레드는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과 가수 겸 작곡가 MC몽이 설립했다.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원헌드레드 레이블 중 하나로 비비지와 하성운, 태민, 이무진, 이수근, 이승기 등이 소속돼 있다.

또 인터넷 불법 도박 사실을 고백한 개그맨 이진호는 동료 연예인,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빌린 사채만 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민은 차용증을 받고 이진호에게 1억원을 빌려줬다. 이진호와 함께 여러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개그맨 이수근과 가수 하성운 등도 이진호에게 수천만원을 빌려줬다.

이수근의 지인에게도 돈을 빌렸다가 못갚아 이수근이 대신 갚아주기도 했으며, 방송국 임원, PD, 작가들도 비슷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지인은 이진호에게 수천만원을 빌려준 뒤 받지 못해 지난 6월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가, 지난달 이진호가 돈을 갚자 고소를 취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고용 형태에 따라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그들의 수입이 불안정하거나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은 주로 프리랜서나 계약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고정적인 소득이 아닌 비정기적인 수입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실제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은행에서는 이를 안정적인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거나 신용도를 낮게 평가할 수 있다. 대신 이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2금융권(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이나 3금융권(대부업체 등)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이 경우 금리가 높고 상환 조건이 더 불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연예인의 불안정한 수익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