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허재 감독 \'레이저 눈빛\'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농구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가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렸다. 허재 감독이 최준용을 쳐다보고 있다. 2018. 8. 14. 자카르타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이 사퇴했다. 선수 선발 논란과 기대를 밑돈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5일 “지난 4일 허재 감독이 사의를 표명해 옴에 따라 이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협회 회의실에서 제 8차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열렸고, 경기력향상위원회 전원은 오는 17일 열리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시리아와 경기가 끝난 뒤 물러나기로 했다. 허 감독의 사퇴에 따라 오는 13일과 17일에 열릴 2019 FIBA(국제농구연맹) 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Window-4 두 경기(요르단 및 시리아)는 김상식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허 감독은 지난 2016년 중반부터 두 아들 허웅(상무)과 허훈(케이티)을 대표팀에 승선시켰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까지 계속 선발해 비난의 중심에 섰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실패로 인해 부정적 여론은 더 증폭됐고 이후 경기력향상위원회까지 전원 사퇴를 발표했다. 이에 허 감독도 사퇴 입장을 밝혔다. 임기는 내년 2월까지지만 불명예 중도퇴진하게 됐다.

허 감독은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허)훈이의 키(180㎝)가 작아 다른 선수를 선발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발했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일방적인 사퇴 결정은 허 감독에게 아쉬운 대목이다. 허 감독은 “자카르타에서 돌아온 뒤 시차탓에 눈을 붙이고 일어났는데 경기력향상위원회 전원 사퇴 소식을 들었다. 나한테 말한마디 없었다. 나 역시 책임을 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시기나 방법을 논의할 생각이었는데 당황스러웠다. 나도 그 소식을 보자마자 바로 협회에 사퇴 뜻을 알렸다. 마치 등 떠밀려 사퇴하는 모양이 되어버려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좋지 않은 여건에서도 열심히 해준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고마워했다. 허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지난해 아시아컵이나 월드컵 예선 등에서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웠다”고 밝혔다. 전임 사령탑으로 허 감독이 부임한 이래 한국은 지난해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아컵에서 3위를 차지했고, 올해 초까지 진행된 2019년 FIBA 월드컵 아시아 지역 1차 예선도 통과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종규(LG), 이종현(현대모비스) 등 대표팀 붙박이 빅맨 3명 없이 악전고투하며 동메달을 땄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경기력향상위원회 전원 물갈이와 허 감독의 사퇴로 인해 큰 변화를 앞두게 됐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