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올해 추석 극장가는 여름만큼이나 뜨겁다. 조승우, 조인성, 현빈, 김명민 등 내로라 하는 한국 대표 남자 배우들이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 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조승우의 '명당', 조인성의 '안시성', 현빈의 '협상'이 모두 추석 연휴를 겨냥한 지난 19일 개봉했고, 한 주 앞서 개봉한 김명민 주연의 '물괴'까지 더해지며 4파전이 펼쳐졌다. 특히 4편 모두 총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대작이란 점에서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쫄깃한 스릴러부터 액션활극 사극까지. 올 추석 연휴를 풍성하게 채울 영화들을 살펴보자.
◇ '명당' 조승우, 대립과 욕망 사이의 묵직한 감정 연기
'명당'은 영화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의 '관상'(2013), '궁합'(2015)에 이은 '역학 3부작' 마지막 편으로 꼽힌다.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다.
조승우, 지성, 백윤식, 김성균, 유재명 등 '연기의 신'들이 총출동한 '명당'은 배우들의 이름값만으로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도' '관상' '왕의 남자' 제작진이 힘을 합쳤으며, 제작 기간부터 촬영까지 12년의 시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특히 '내부자들'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조승우가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 사이에서 묵직한 감정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거대한 스케일의 '안시성', 조인성표 액션+리더십이 통했다
규모 면에선 '안시성'이 압도적이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다. '안시성'은 개봉 이후 '명당' '협상'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쾌조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추석 극장가를 정조준 중이다.
조인성의 스크린 복귀작 '안시성'은 개봉 전부터 젊고 섹시한 비주얼 사극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2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거대한 스케일과 비주얼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안시성'에서 조인성은 성주 양만춘을 연기하며 선 굵은 액션과 리더십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조인성은 기존 한국 사극에서 다뤄왔던 중년의, 노회한, 마초적 '장군'이미지의 틀을 깼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 사극 풍년 속 유일한 현대극 '협상', 첫 악역 도전 현빈의 '퇴폐美'
'협상'은 추석 연휴에 선보이는 유일한 현대물이다.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다.
'협상'으로 현빈은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들을 사로잡는 현빈은 '협상'을 통해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국제 범죄 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 역을 맡았다. 기존의 젠틀하고 댄디한 이미지를 벗고 파격 변신을 시도한 현빈의 치명적인 퇴폐미와 카리스마가 관심을 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독보적인 티켓 파워를 갖고 있는 '흥행 퀸'이자 '다작 배우' 손예진의 스크린 귀환 역시 기대를 모으는 포인트 중 하나다. 선한 얼굴의 현빈이 악인이 된 모습, 그리고 협상가로 변신한 손예진. 두 배우가 펼치는 '연기 대결'이 관객의 마음을 훔칠 예정이다.
◇ '물괴', 크리쳐 무비에 '사극 장인' 김명민이 만났을 때
세 편의 경쟁작에 앞서 12일 개봉하며 포문을 연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의 등장으로 위태로워진 조선과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두 줄의 괴이한 기록에서 시작된 영화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최초의 크리쳐 무비로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받았다.
'사극 장인'으로 불리는 배우 김명민이 주연을 맡았고, 걸스데이의 혜리가 첫 스크린 도전이자 최초의 사극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여러 편의 사극 작품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탓에 '사극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김명민은 '조선 명탐정' 시리즈로 증명해낸 김명민표 유머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영화에 오락성을 더했다. 125억 원의 총제작비를 투입해 완성해낸 이물감 없이 자연스러운 괴수의 모습도 볼거리를 더한다.
사진ㅣ'명당', '안시성', '협상', '물괴'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