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재영, 프로배구 MVP 차지
2018-2019 V리그 시상식이 1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호텔에서 열렸다.MVP를 차지한 흥국생명 이재영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9. 4. 1.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최초일지 모르는 대기록을 확신할 수 없다. 기록 관리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V리그 여자부 이재영(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언론사 투표 결과 29표를 독식하며 이견의 여지 없는 최고 선수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 기록이 최초인지 아닌지 확정해 발표하지 못했다. 역대 정규리그 MVP 투표 결과가 누락됐기 때문이다. KOVO 관계자는 “연맹이 명백하게 놓친 부분이다. 최초라고 생각은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언론사 기사를 찾아봐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과거부터 데이터를 꼼꼼하게 챙기지 못했다”라며 실수를 인정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이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경우 시즌 MVP 투표 기록을 보관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의 경우 개인 투표를 실시하기 때문에 만장일치가 나올 일이 없다. 그러나 KOVO의 경우 언론사 투표를 실시하고 전체 표가 29표에 불과하기 때문에 만장일치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KOVO는 중요한 부분을 놓쳐 이재영에게 최초 타이틀을 부여할 수 없게 됐다.

KOVO도 기록 관리에 신경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득점이나 블로킹, 리시브, 디그 등 여러 부문을 정확하게 집계해 개인상을 시상하고 있다. 다만 과거부터 놓쳤던 부분이 이제 드러났을 뿐이다.

V리그가 어느 때보다 좋은 흐름을 타는 시기에 실수가 드러나 아쉬움이 더 크다. V리그는 지난 시즌 최고의 시기를 보냈다. 전체 평균 시청률은 지난 시즌 0.85%에서 0.2% 증가한 1.05%를 기록했다. 남자부는 0.89%에서 1.11%로 상승했고 여자부도 수요일 두 경기 편성에도 불구하고 0.79%에서 0.98%로 증가하며 남·녀부 평균 약 25%의 증가세를 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1.25%를 기록한 지난 시즌에 비해 72% 증가한 2.1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역대 최고 시청률인 2.68%를 기록했다. 관중 수도 대폭 증가했다. 지난 시즌 총 관중 수 51만7674명에서 12% 증가한 58만448명이 배구장을 찾았다. 모든 지표에서 대중성을 갖춘 리그로 성장했다.

이럴 때일수록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스포츠에서 모든 기록은 소중하다. 작은 기록이 하나하나 모여 대기록이 된다. 씨줄날줄로 엮인 기록들은 이야기를 낳는다. 프로스포츠는 그 이야기로 먹고 산다. 기록을 놓치면 스토리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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