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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대표팀 감독.(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 감독 내정설로 여론의 중심에 섰던 김호철(64) 남자 배구대표팀 전임 감독이 숙고끝에 대표팀 지휘봉을 계속 쥐기로 했다.

김 감독은 15일 오전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을 만나 “없던 일로 하겠다”며 대표팀 감독에 남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로써 OK저축은행 신임 감독 내정으로 촉발된 ‘김호철 파동’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김 감독의 OK저축은행 감독 내정설은 사실 급물살을 타며 진행됐다. 김세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후임 감독 자리를 놓고 구단은 석진욱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넘기지 않고 상품성이 높은 김호철 대표팀 감독을 차기 감독 리스트에 올려놓아 배구판을 뒤흔들어 놓았다. OK저축은행은 김 감독을 만나 거절하기 힘든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도 사상 첫 국가대표 전임 감독이라는 상징성과 명분을 갉아먹으면서까지 이적을 강행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본인의 욕심과 OK저축은행이 제시한 달콤한 유혹에 마음이 흔들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OK저축은행 이적설이 외부로 알려진 뒤 배구계 안팎으로부터 비난여론이 들끓었고,김 감독은 주위로부터 쏟아진 조언에 따라 대표팀 잔류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날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을 만난 김호철 감독은 “전임 감독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전한 뒤 OK저축은행 이적 논란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전임 감독제는 지난해 1월 대한배구협회와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총재 조원태)이 상생의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첫 사업으로 도입했다. 감독 선발위원회에 프로 측도 참여한 만큼 자칫 김 감독이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을 경우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점화될 수도 있어 사태의 추이에 눈과 귀과 쏠렸다. 다행스럽게도 김 감독이 날선 비난여론을 의식해 OK저축은행 감독 욕심을 접음에 따라 파국은 피할 수 있게 됐다. ‘김호철 파동’이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면서 구단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OK저축은행은 감독 선임문제를 하루빨리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여론은 ‘김호철 파동’으로 난데없는 유탄을 맞은 석진욱 수석코치에게 우호적이지만 OK저축은행이 그에게 따스한 손길을 다시 내밀지는 미지수다.

jhkoh@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