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코리언 몬스터’가 ‘돌아온 킹캉’에게 진화한 체인지업의 위력을 뽐냈다.

류현진은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청소년 대표 시절 동고동락한 경험이 있는 동갑내기 친구 강정호가 5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자 명단에 포진해 지난 2012년 10월 4일 이후 2396일 만에 맞대결이 성사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은 “7년 만인데 마지막 기억이 상당히 안좋다. 친구끼리 맞대결한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강)정호는 잘치는 선수더라”며 농담을 섞어 경계심을 드러냈다. 강정호 역시 “워낙 친하고 어떤공을 던질지도 잘알고 있어서 재미있을 것 같다. 당시 현진이가 나한테 욕했다.(웃음) 서로 봐주거나 하지는 않을 거다. 워낙 중요한 시기”라며 전의를 드러냈다.

역사적인 ‘절친 맞대결’은 2회초에 성사됐다. 2-1로 다저스가 앞선 2회초 강정호가 선두타자로 나왔다. 시크하게 서로를 쳐다보던 둘은 이내 승부에 돌입했다. 류현진이 선택한 초구는 포심 패스트볼. 90마일짜리가 가운데 낮은 코스로 파고 들었다. 스트라이크를 선점 당한 강정호는 류현진이 던진 2구째 체인지업에 크게 헛스윙 했다. 초구와 비슷한 높이로 날아들다 더 떨어지니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겼다. 순식간에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가 됐다. 류현진은 3구째 바깥쪽 포심으로 쉼호흡을 한 뒤 같은 코스로 체인지업을 뿌려 다시 한 번 헛스윙을 유도했다. 단 4구 만에 강정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강정호
강정호. 이웅희기자

손쉽게 강정호를 요리한 류현진은 프란시스코 서벨리와 브라이언 레이놀드에게 각각 우전안타와 좌익선상 2루타를 내주고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콜 터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내 숨을 고른 뒤 투수인 크리스 아처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빅리그 선배이자 다저스 에이스로 우뚝선 이유를 강정호에게 보여주는 듯 당당히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갔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