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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드라마 출연 배우들의 ‘나몰라라’, ‘눈가리고 아옹’식 막무가내 행태가 줄을 잇고 있다. ‘중범죄’를 저질러 자신이 출연 중이거나 출연했던 작품 자체를 ‘막장’으로 만드는, ‘도덕성 해이’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 배우 강성욱이 강간 치상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사건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강성욱은 지난 2017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는데 그가 범죄를 저지른 시기가 ‘하트시그널’ 방영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강성욱은 지난 2017년 8월 대학동기와 함께 부산의 주점에서 종업원 2명과 술을 마시다가 대학동기의 집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성범죄을 저질렀고, 이후 2차 가해까지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더 큰 문제는 그가 범죄를 저지른 이후인 지난해 KBS2 ‘같이 살래요’에까지 출연했다는 사실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범죄를 저지른 뒤 예능, 드라마 출연 등을 강행한 강성욱과 소속사의 태도는 너무 무책임하다. ‘안걸리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행태를 보인 이가 비단 강성욱만은 아니다. 배우 한지선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의 한 영화관 앞에서 택시기사 이모 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지구대로 연행된 뒤에는 경찰관의 뺨을 치고 걷어차는 등 난동까지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지선은 폭행 사건을 일으킨 후에도 활발히 활동했다. 자숙 없이, 사건 한달 만에 소셜커머스 모델로 발탁된 것은 물론 SBS 월화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에도 캐스팅됐다. 자숙도 사과도 없었다.

한지선2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영 도중 한지선에 대한 대중의 하차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SBS 측은 그를 하차시켰다.

지난 2월 방영을 시작한 MBC ‘슬플 때 사랑한다’는 박한별의 출산 후 2년만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남편 사건에 휘말리며 하차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남편 의혹이 확산되고 박한별도 관여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하락시켰고 다른 제작진, 출연 배우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솔직히 제작사 입장에서 시스템적으로 이런 ‘리스크’를 미리 감지하고, 미연에 차단할 방법이 많지는 않다. 배우의 범죄 이력이나 여차 부분을 미리 체크하고 출연을 결정한다는 것은 결혼할 때 배우자의 건강검진서를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것처럼 우리 정서상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출연 계약서 조항이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문제가 생길 때 위약금이나 법적 조치에 대한 조항을 강화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요즘 이런 일이 예전보다 특별히 많아졌다고 보진 않는다. 이제는 ‘눈가리고 아웅’이 안되는 시대가 됐다고 보는 게 맞다. 예전엔 대중이 연예인의 일탈을 빨리 잊어버렸다. 그러나 요즘은 아니다. 잘못한 일이 가려지거나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연예인의 잘못된 행동은 쉽게 용서받지 못하고,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종영한 드라마라 하더라도 출연 배우가 ‘사고’를 치면 수익에 막대한 악영향이 생긴다. 본방 상영에 따른 광고비, 출연료 외에 재방송이나 IPTV 다시보기 등 부가 수익이 커지는 시대에 배우의 무책임한 행동은 제작사와 스태프, 다른 동료 배우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강성욱. 출처 | 강성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