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본의 아니게 할리우드에 기생하게 됐는데….”

매일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는 영화 ‘기생충’이 19일(현지시간) 2020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최고작품상에 해당하는 ‘앙상블 인 모션픽쳐(이하 앙상블)’상을 수상한 가운데, 환호와 흥분이 가득한 무대 뒤 기자회견 영상이 공개됐다.

SAG 시상식에서 외국영화가 앙상블 상을 수상한 것은 1999년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21년만에 처음이다. 외국영화 중 두번째 이자 한국은 물론 아시아 영화로는 최초의 영예다.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함께 후보에 오른 ‘밤쉘’,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앙상블 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이정은 박소담 최우식 등은 환한 얼굴로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수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봉 감독은 오스카상 수상에 한층 가까워진가 아니냐는 질문에 “굉장한 전기가 마련되고 있고 우리가 수상 레이스를 달려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오늘밤 배우들이 직접 뽑아준 상을 받았다는게 너무도 기쁘다. 오스카는 모르겠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봐야 알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기생충

이선균은 기생충의 수상에 대해 “일단 너무 감사하다. 본의 아니게 저희가 할리웃에 기생하게 된 것같아 민망하고.(웃음) 우리 영화를 통해 영화산업과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상생하고 공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재치넘치는 답변으로 웃음을 안겼다.

송강호는 ‘기생충’이 전세계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공감으로 꼽았다. 그는 “어느 사회든 가진 자와 덜 가진자, 힘들게 사는 사람들과 더 환경이 좋은 사람이 공존하기 때문에, 한국영화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이고 이야기라 많은 전세계 관중과 소통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기생충’의 선전으로 아시아영화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에 최우식은 “비영어권 국가에 우리 이상의 많은 전설들이 계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내년에는 더 많은 비영어권 영화와 아시아 영화를 볼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사진설명>영화 ‘기생충’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0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최고작품상에 해당하는 앙상블 상을 수상했다. 출처|데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