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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불투명한 토지시장, 내가 원하는 금액에 사고 팔려면?”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매도자는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싶어하고 매수자는 더 낮은 가격에 거래하고 싶어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개론에서는 경제상황이나 이번 코로나19처럼 예상 못한 변수 혹은 정책 등 여러 환경에 따른 매도심리와 매수심리를 분석해 매도자 우위 시장과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나눈다. 매도자가 우위일 경우에는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이며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매수자가 우위인 시장은 매도자가 많은 경우이며 부동산 시장은 위축된 상태다.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는 매도자가 더 높은 금액에 거래할 확률이 높고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는 매수자가 더 싸게 구입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통계는 전반적인 얘기이며 실제 매도 매수가 일어날 때는 외부 환경보다는 개인의 상황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토지시장은 어떨까? 토지시장도 아파트시장과 공통된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거래에 있어서는 단순히 개인의 토지를 갖고 싶은 욕구보다 그 토지 위에 뭔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의 수가 더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토지시장에서는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가 더 많다.
봄이 되니 토지 혹은 전원주택을 사려는 손님들이 훨씬 늘었다. 유례없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서울 및 대도시권은 많은 부동산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장에서 보면 토지시장에는 정말 많은 매수희망자들이 존재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다고 해서 위에서 말한 매도자 우위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토지시장만의 특수성이기도 한데 아파트 시장에 비해 토지거래에서는 원하는 것이 각양각색이다. ‘땅에는 주인이 있다’는 말이 있을만큼 매수희망자들은 어느 한 부분에 끌려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실수요자 위주의 토지시장에서는 매도자도 매수자도 우위를 갖기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해야 더 원하는 금액에 거래를 할 수 있을까?
매도자는 우선 본인의 토지를 주변 토지보다 매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 집이나 건축물은 리모델링을 하지만 토지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 가격을 낮추거나 중개수수료를 높이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토지 역시 리모델링할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인 상태의 땅을 어느 정도 기반작업을 해놓으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가 좀 더 편하다. 숲이 너무 우거지거나 자연 상태의 땅은 아무리 위치가 좋고 환경이 좋아도 매수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할 수 있다. 따라서 토지 역시 예쁘게 만들어 놓는 작업을 할 수록 많은 매수자를 유치하고 원하는 조건으로 거래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 한 가지 좋은 방법은 토지에 수익구조를 만들어 파는 것이다. 토지 매수를 원하는 분 중에서는 당장 사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천천히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토지를 사더라도 바로 그 위에 집이나 건물을 짓기보다는 몇 년 후에 지으려는 사람들도 있으며 단순히 토지에 투자를 해두려는 사람도 있어 아무런 수익이 나지 않는 토지 매수를 조심스러워한다. 이런 토지에 월세를 만드는 등 수익구조를 만들어 놓는다면 그 토지는 매수희망자들을 끌어당길만한 매력이 더 커진다.
위치, 용도지역, 지목 등 토지의 환경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다양하다. ‘전’이나 ‘밭’인 경우 주말농장 혹은 농사를 지으려는 분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기반시설이 돼있는 계획관리지역, 생산관리지역, 보전관리지역, 농림지역 등이라면 캠핑장(야영장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나 공공 체육관시설 사용이 어려워지자 유아 체육학원 중 근교에 컨테이너 체육관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알아보는 고객도 있다. 이처럼 수익구조는 토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해보면 방법이 나올 것이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싸게 사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토지는 아직 정보를 얻기가 어렵고 시세라는 개념이 아파트처럼 일률적이지 않기 때문에 지역 부동산의 구실이 막중하다. 여러 부동산을 다니며 열심히 발품을 팔면 좋은 물건을 만날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런 손님은 부동산 사이에서 금방 소문이 난다. 부동산 입장에서는 ‘뜨내기 손님’으로 보여 좋은 물건의 정보를 주지 않는다. 차라리 본인과 말이 잘 통하는 부동산 2~3군데와 집중적으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내 마음처럼 찾아줄 부동산이 생긴다면 원하는 토지를 좋은 가격에 구입할 확률이 높아진다.
계약을 할 때 현실적인 팁이 있다. 마음에 드는 토지가 있을 때 지불조건을 매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하면 가격을 깎을 수 있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 기간을 짧게 해 매도자가 현금순환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좋은 예다.
이렇듯 토지시장은 특수하기 때문에 매도자, 매수자 우위 시장을 말하기가 어렵다. 매도자든 매수자든 조금만 신경쓰면 자신이 만족스러운 금액에 토지를 매매할 수 있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